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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큐큐큐 Apr 03. 2024

숨을 쉬지 못하겠어요.

공황장애 이후 달라진 것들

숨을 쉬지 못하겠어요.



공황장애를 겪은 이후,

내 삶에는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뒤집어진 건지, 뒤틀린 건지.


제일 먼저, 사람이 많은 곳을 잘 가지 못하게 됐다.

대표적으로, 인파가 붐비는 멀티플렉스, 대형마트... 등


입사시험에서 받았던 인성검사 결과 중

감정의 기복이 심하지 않고, 일관성 있게 행동하며, 정서적으로 안정적임

자신의 감정을 잘 절제하고 큰일이 있어도 지나치게 초조해하지 않음

기분이 언짢은 경우도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정서 상태를 잘 조절함


이라는 장점 분석 결과가 나올 정도로

나는 정서적으로 참 안정적인 사람이라고,

인내심이 참 강하다고, 스트레스 내성이 높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 모든 것이 무색해질 만큼 역치가 낮아졌다.

금방 불안해지고, 가슴은 답답해져 오고...


일례로,

어느 날 친구들이 내 스트레스를 풀어주겠다며 클럽을 가자고 했다.

나는 이전부터 클럽에 종종 가서는 신나는 EDM음악을 들으며, 술 한잔으로 스트레스를 풀곤 했다.


그렇게 갔던 클럽의 어두운 조명, 수많은 사람들, 뿌연 연기, 시끄러운 음악에

술도 마시지도 않은 채 얼마 지나지 않아, 시야가 주변부터 검게 변하면서 좁아지고,

숨은 가빠오고, 슴이 답답해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땀은 마치 머리를 감고 나온 사람처럼 흠뻑 젖는 것이 아닌가.

나는 곧장 클럽을 박차고 나와 길 보도블록에 연석에 털썩 주저앉아,

정신을 차리기까지 거진 한 시간이 다 되도록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래서일까, 

이전보다 견뎌낼 수 있는 스트레스의 역치가 꺾인 건지 현저하게 낮아진 것 같다.

인내심이나 뭐 그런 숭고한 정신들...


이제는 ‘참으면 병 된다.’라는 말을 거의 신봉하고 있다.

참아낸다는 것. 버틴다는 것. 이겨낸다는 것. 참 고통스러운 일인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일에는 반드시 참아내고 버티고 나아가 이겨내야 할 일들이 있음이 분명하기에

그 일들을 선택적으로 어떻게 선별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따라온다.

'어떤 일을 빠르게 버리고, 어떤 일은 참고 견뎌낼 것인가.'


기억 중에 인터넷에서 SNS였나 지나가는 글귀로 봤던 글 중

어떤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직원은 퇴사를 고민하고, 대표는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글귀가 있었다.

책임감의 차이로 태도가 결정되지 않나 싶은데,     


경영학도로서,

기업을 경영하는 것처럼 가정의 경영, 개인/자신의 인생을 경영한다고 생각하면,

결국은 스스로의 문제들도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어찌 보면, 퇴사라는 선택지도 회피가 아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선택이 아닐까 하는 새로운 시각도 들었다.


이렇게나 힘들어하던 내게 또다시 이직에 대한 기회가 찾아왔다.

지인이 이직을 추천해 줬고,

나는 수없는 고심과 고민과 마음속의 전쟁을 치르고


결국, 공공기관 퇴사를 결심하고 실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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