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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오늘의 감정: 속상하다]

원하는 것을 다 이룰 수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

by 세실리아 Feb 06. 2025

#23.[오늘의 감정: 속상하다] 원하는 것을 다 이룰 수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      

브런치 글 이미지 1

속상하다:

화가 나거나 걱정이 되는 따위로 인하여

마음이 불편하고 우울하다.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엄마는 글 쓰다 안 써지면 안 속상해?”     


글이 잘 안 써져 한참을 멈춰있는 나를 보며 아이가 물었다.


“어? 정말 그러네.

엄마도 글이 안 써져서 짜증나고 속상했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안 그러네. 정말 그러네.”     


아이의 질문 덕에 오늘도 나를 바라본다.

매일 글을 쓴다고 해서 글이 잘 써지는 것은 아니다.

매일 글을 쓴다고 해서

멈춤이 없이 계속 써 나갈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매일 글을 쓰기에 뭘 써야 할지 막막할 때가 더 많다.

그랬기에 예전엔  

안 써지는 글을 붙잡고 짜증을 품기도,

써낸 글이 부족하게만 보여 속상함을 품기도 했었다.

그랬던 날들이 분명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이제는 분명 달라졌음을 알아간다.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우리는

내가 이뤘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내가 운전을 안전하고 능숙하게 잘한다고 해서

교통사고가 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게 아니듯

내가 열심히 하더라도

원하는 것을 다 이룰 수 없는 게 세상의 이치입니다.


출처: 김종원, ‘김종원의 진짜부모공부’ 中     



엄마는 엄마가 아이처럼 어렸을 때,

‘열심히 하면 다 할 수 있다.’,

‘열심히만 하면 모두 이루어진다.’ 라고 배웠었다.

단 한 번도, 그 누구도

열심히 해도 안 될 수 있다고,

열심히 해도 못 할 수 있다고 알려주지 않았었다.

단 한 번만이라도, 단 한 명만이라도

그렇게 알려주었더라면,

그렇게 이야기해 주었었더라면....

어른이 되어, 엄마가 되어

어린 그 시절의 그 아쉬움을 느끼며

내 아이에게 꼭 필요한 그 말들을 들려줘본다.     


“있잖아. 세상을 살면서

열심히 해도 안 될 수 있어.

열심히 해도 못 할 수 있어.

내가 열심히 하더라도

원하는 것을 다 이룰 수 없는 게 당연한 거야.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없으니

속상한 것도 당연한 거야.

그러니까 너무 속상해 할 필요 없어.

그리고 속상한 것도 괜찮아.

괜찮아. 열심히 한 것만으로도 충분해.

괜찮아. 속상해 하는 것도 괜찮아.

그래도 괜찮아.”     


아이에게 전할 말을 적어내며 알아간다.

원하는 것을

다 이룰 수 없는 게 당연함을 받아들였기에

글이 써지지 않아도 속상하지 않음을,

글이 부족한 것만 같아도 속상하지 않음을,

원하는 것을

다 이룰 수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임을 알았기에

덜 속상할 수 있게 되었음을

오늘도 멈추어, 바라보고, 적어내며 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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