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상희 Mar 26. 2024

마음 안에는 괴물이 산다

프롤로그

마음 안에는 괴물이 산다.


언제부터 그 괴물이 살게 된 지는 알 수 없다.

어떻게 생겼는지도 알지 못한다.

그런데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괴물은 내 삶 안으로 끼어들었다.


거대한 괴물이 안에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부터,

조금씩 살아 숨쉬려고 할 때마다, 

거대하고 흉측한 괴물은 숨통을 쥐고 흔든다. 


그만둬.

뭘 하던 당연히 안될거야.

난 패배자고, 몹쓸 인간이고, 재활용도 안돼. 그냥 소모품일 뿐야.

더 어떤 비참한 말들이 있을까.  어떤 말이든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괴물은 잔혹한 말들을 서슴치 않는다.


처음엔 저항하다가도, 

결국엔 괴물의 말을 묵묵히 듣는다. 

어느 순간 그 말이 모두 사실처럼 느껴지면서, 

괴물에 대항할 마음조차 느끼지 못한 채 패배자이고, 몹쓸 인간이고, 재활용도 불가능한 소모품인 자신을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맞아, 내 자신이 싫은 건 당연해. 이런 나니까. 

어느 순간 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의 목소리는 사라지고,

남은 건 패배자이고, 몹쓸 인간이고, 재활용도 불가능한 소모품같다고 욕하는 나의 목소리이다.

나는 어느 새, 나도 인정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버린다.


누구나 마음 안에는 괴물이 산다.

내 마음 안에 살고 있는 괴물은 어떤 말들을 내게 쏟아내고 있는가?

그리고 그 말을 듣고 있는 나는, 나에게 무슨 말들을 쏟아내고 있는가?


자신 안에서 살고 있는,

사실은 어쩌면 자신이 키우고 있을 지도 모르는 괴물의 존재를 알아차릴 수 있도록 글을 쓰고자 한다.

그리고 사소한 글이지만, 내가 쓰는 글이 자신 안의 괴물의 목소리를 이해하고 그와의 관계를 바꾸는 것에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있다면 그걸로 됐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