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3.
실수하면 안된다.
실수하면 안된다.
실수하면 안된다.
시험을 볼 때마다, 과제를 제출할 때마다, 발표를 할 때마다, 일을 할 때마다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어떤 때는 '실수하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서, 오히려 내가 잠식당하는 것 같은, 오히려 머리가 새하얗게 되어버리는 것같은 느낌을 받는다.
인간은 온전하지 않고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는 걸 알지만,
나는 그래서는 안된다.
말도 안되는 것을 내가 지키려 노력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쉽사리 놓을 수가 없다.
실수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결국 해낸 것들이 많기 때문에.
결국엔 시험에서, 과제에서, 발표에서, 일에서 많은 것들을 내가 해냈기 때문에.
그게 실수하지 않겠다는 마음 덕분에 해낸 것처럼 느껴지니까.
하지만 실은 안다.
나는 그럼에도 사소한 실수들을 했을 것이고,
실수를 하느냐와는 상관없이 나는 이미 오랫동안 고민하며 노력해왔다고.
그치만 그 노력을 스스로가 믿을 수 없어서,
실수하는 것에 내 모든 결과가 결정되어버린다고 믿어온 것이라고.
그렇기에 나는 실수를 하던, 하지 않던
그것보다 내가 해내온 과정과 지금까지 쏟아온 노력을 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내가 그동안 흘려온 땀들이 내 실수보다 커질 테니까.
그래야 결국엔 실수로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더라도,
그동안 노력해온 자신을 스스로가 토닥여줄 수 있을테니까.
그래야 작은 실수가 모든 노력을 가리지 않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