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

by 도카비

“코 고는 소리에 동네 사람들 다 깨겠어.”

아내가 투덜거렸다.


코골이가 심해졌다고 한다.

동네 사람들이 들을 만큼 크다는데, 나만 못 듣는다.

억울하지만 아내의 졸린 눈을 보면 짐작은 간다.


어릴 때 괜히 코골이 흉내를 내며 놀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시작이었던 것 같다.


좋아. 뭐라도 해야지.

처음으로 비강 확장 밴드를 붙여봤다.

오, 그동안 내 코가 이렇게 막혀 있었나.

숨 쉬기가 훨씬 편하다.


혀 운동도 해본다.

입천장에 혀를 대고, 앞에서 뒤로 쓸어내린다.

혀로 숟가락을 힘껏 밀어내고, 좌우로 움직인다.

반복하다 보니 슬슬 졸음이 왔다.


베개를 높이고 옆으로 누웠다.

옆으로 자면 코골이가 줄어든다니까.

아내는 이어폰을 끼고 ASMR을 듣고 있었다.

나보다 먼저 잠들기를 조용히 기다렸다.


눈을 떠보니 아침 여섯 시.

옆을 보니 아내가 없다.


베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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