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이 어두워졌다.
거실 창밖을 보니, 하늘이 잿빛이다.
비가 쏟아진다.
투둑투둑, 여기저기 두드리는 소리가 창 너머로 들린다.
빗소리를 핑계 삼아 잠시 일을 멈췄다.
아들이 곧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다.
마침 비도 오고,
부추전을 부쳐서 같이 먹어야겠다.
막걸리도 곁들여서.
부추를 썰고, 오징어와 양파를 더해 반죽한다.
기름 두른 팬에 올린다.
치이이—
그러고 보니, 아침에 아들이 우산 없이 나간 것 같다.
스토브를 끄고 우산 하나를 챙겨 현관을 나섰다.
젖은 흙 냄새가 상쾌했다.
멀리 보이는 익숙한 걸음걸이.
우산을 쓴 아들이 걸어온다.
“우산 챙겼었어?”
“아니. 저번에 비 올 때 교실에 두고 왔던 거야.”
아들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말도 안 되게 운이 좋았다.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