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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의라일락 May 14. 2024

초긍정 사고의 대유행이라니 완전 럭키비키잖앙

원영적 사고, 밈이 되다


밈이 판치는 세상에서, 요즘 신선하게 떠오른 밈이 있다. 바로 아이돌 아이브 멤버 장원영의 이름을 본딴 ‘원영적 사고’다. 이미 뉴스나 매체에서도 많이 보셨겠지만 혹여나 생소할 분들을 위해 그 근원을 밝히자면 트위터에서 인기를 끈 어느 게시물이 그 시작이었다.


출처 : 트위터 X

470만 조회수의 이 게시물은 다양한 방식으로 패러디되며, 유행어라면 겪어야 하는 각종 광고 카피에도 패러디로 쓰이고 있다. 춤도 아니고 아이템도 아닌 생각의 유행이라니!


사람들은 왜 원영적 사고에 열광할까?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내가 원영적 사고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과정의 행복에 있다. 빵이 다 나가서 기분이 나쁘고 불쾌하고 짜증나는 것이 아니라, 갓 나온 빵을 받을 수 있어서 너무나도 럭키라고 외치는 행복. 물이 반이나 남거나 반밖에 안남은게 중요한게 아니라, 내가 딱 원하는 만큼만 있어서 완전 럭키라는 생각.


우리는 어려서부터 긍정적 사고를 해야 한다고 무척이나 많은 세뇌를 받아왔다. 하지만 여기엔 조금 찜찜한 구석이 있다. 물론 부정적 사고는 불쾌하고 많은 악영향이 있으며 빨리 벗어나야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강요받는 건 조금 찝찝한 마음이 든다. 자기감정을 속이는 것 같기도 하고. 흔해빠진 자기 계발서에 나오는 이야기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스물한 살의 본투비아이돌이 들려주는 ‘럭키빅키잖앙’ 적 사고는, 그녀의 말대로라면 - 정신승리가 아니라 진짜 승리이다. 무해한 기존쎄이고 진짜 행복이라는데 차이가 있다.


얼마 전 나온 유튜브 테오 채널 장도연의 살롱드립 장원영 편을 보면서 그 생각은 점점 확신으로 바뀌었다. 정신승리라고 하기엔 그녀는 너무 말랑하고 유연했다. 어쩜 저렇게 강하고 단단할까? 너무 불행한 오늘을 억지적 긍정으로 덮어보려는 태도가 아니라. 내 자신을 잘 알고, 내 자신의 중심을 지키며, 행운을 내 편으로 끌어오려는 초월긍정의 사고. 세상에 해로운 유행도 많지만 이런 생각의 유행이라면 얼마든 반갑다.

사진 출처 유튜브 테오 장도연의 살롱드립 장원영편



비슷한 식으로 함께 떠오른 희진적 사고도 있다. 직장인의 억하심정과 업계 사람들의 카타르시스를 고스란히 담은 이 사고도 많은 유행을 하고 패러디가 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동시기 관심 가졌던 자극적인 사건에 대해서, 큰 스타성이 발휘되어 유행이 되고 밈이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 나는 희진적 사고에서 많은 사람들의 일종의 ‘꺾어도 꺾이지 않는 직장인적 강인함’을 발견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평범한 직장인으로 보기엔 그녀는 너무나도 많은 것을 이미 이루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유행도 사라질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도파민 넘치는 세상에서 밈과 유행의 주기는 너무나도 짧아졌다. 하지만 가끔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닌 이런 생각의 유행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특히나 청소년들에게 영향력 높은 아이돌의 이런 유행어는, (모범답안스럽지만) 그들의 청춘을 좀 더 건강하게 만들어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나도 어릴때 내가 동경하는 아이돌들의 건강한 생각들을 본받으며 성장해왔으니.


그리고 두배는 더 산 나도 그녀에게 배우는 것이 있다. 주어진 상황이 안좋아도, 그 안에서 어떻게든 소소한 즐거움을 찾고, 내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으며, 내 자신의 행복을 훼손하지 않으며, 럭키하게 꽉 채워야 겠다는 것. 우리의 하루를 럭키하게 만들어주는 가능성의 유행이라니. 모두를 행복하게 해줄 초월긍정 사고의 유행이라니. 완전 럭키비키잖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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