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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승호 Jul 08. 2024

설날

이야기


※설날


엄마는 명절이면 

꼭 새 옷을 사 주었다.

우리 집은 설날 제사를

  아침 일찍 지냈다.

우리는 조상님께 

새로 사 준 옷을 입고

 절을 올리고 다음으로 부모님께

세배를 한다. 

그러면서 세뱃돈을 받는다.


제사상을 물려 떡국을 먹고 있으면

8촌 이내 친척들이 성묘를 가기 위해

종갓집인 우리 집으로 모인다.

어른들은 한복을 입고

어린이들은 새 옷을 입고 

성묘를 간다.


성묘가 끝나면 친적어르신을

찾아뵙고 세배를 올린다.

그다음 마을 어르신들을

찾아다니며 세배를 한다.


성묘를 다닐 때 후손이 많은 집안은

다른 집안으로부터 부러움을 샀다.

우리는 조상님들의

형제가 많지 않아 

후손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성묘 다니는 오전 시간에는

논두렁 밭두렁으로 

사람들이 줄지어 다니는 광경이

정말 멋있었다.



※새마을 운동


아침 일찍부터 새벽종이 울렸네

하면서 마을회관 스피커에서는

새마을 노래가 울려 퍼진다.

잠시 후 이장이 부역 나오라고

멘트를 한다.


오늘 일은 동네 골목길 넓히는

일이라고 한다.

그때는 우마는 물론이고 리어카도

못 다니는 골목이 80% 정도 되었다.

골목을 넓히는 것도 좋지만

자기 땅을 무료로 내놓아야 하니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새마을 운동이 매스컴에서는

자발적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반강제성이었다.

흙담과 돌담을 헐어내고

블록 담으로 쌓았다.

자재는 정부에서 나왔다.


새마을 운동은 마을 풍경뿐만 아니라

동네 사람들의 사고도 바꿔버렸다.

갑자기 돼지를 집단 사육했고

비닐하우스도 만들었으며

겨울 농한기 때 빈둥거리며 

윷놀이 화투놀이만 하던 사람들이 

쉬지 않고 무슨 일이든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뚜렷이 나타났다.


몇 년 후에는 그 모습이

선의 경쟁으로 탈바꿈하여

동네가 활력이 넘쳤고

사람들의 얼굴에는 생기가 돌았다.


그 무렵 나는 고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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