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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승호 Jun 24. 2024

2부제 수업과 보릿고개

이야기

※2부제 수업과 보릿고개


교실은 부족하고 학생 수는 많고 하니

분교가 생길 때까지 2부제 수업을 했다.

보통 3학년까지 오전 반이고

4~6학년은 오후 반이었다.

내가 6학년 때 분교가 생겨

2부제 수업이 없어졌다.


2부제 수업은 도시락을 싸와

점심을 먹고 시작했다.

나는 부유한 편이었다.

그래서 무밥(거의 무)

 콩나물밥(거의콩나물)

쑥밥 등을 싸 온 친구들과

내 도시락을 항상 바꿔 먹었다.

고구마 또는 감자만

 싸 온 친구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항상 모시베 옷을 입고

 다녔으며 그것도

하얀색 보다 누런색에 가까웠다.


  모든 곡식은 다 떨어지고

보리는 아직 여물지 않고

햇보리가 나올 때까지의

넘기 힘든 고개라는 뜻으로

  농가의 식량 사정이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릿고개라 했다.


※물레 번데기


뽕나무잎에서 키운 누에고치를  

물레로 명주실을 뽑아낸 후

나오는 번데기를 말한다.


우리 집에서는 하지 않았었고

친구집에서는 매년 했는데

솥에 누에고치를 넣어 삶아가면서

명주실을 뽑아야 하기 때문에

아궁이에 불을 지피며 뽑는다.

그래서 아궁이를 중심으로

 빙 둘러앉아 먹던 생각이 난다.


※학교에 쥐꼬리 가져가기


새마을 운동의 일환으로

학교에서 일정한 책임량을 주어

가져오라고 했다.

쥐가 식량을 축낸다고 해서

쥐 잡기 운동이 벌어졌다.

나는 지금도 뱀보다 쥐가 더 무섭다

내 쥐꼬리 할당량은 형이 대신

학교까지 갔다 주었다.


※농번기 방학과

이삭 줍기


벼를 베거나 보리를 수확할 때는

일손을 도우라고

3~5일 정도 방학을 주었다.


보리 수확시기인 초여름과

벼 수확시기인 가을에 전교생이

들판으로 나가 이삭 줍기를 했다

주어온 이삭은 방아를 찧어

불우이웃 돕기를 했다.


※퇴비 만들기


비료가 부족할 때라 여름철에

긴 풀을 베어와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썩혀 퇴비를 만들었다.

학교에서 개인당 일정량을

정해주고 가져오라고 했다.


운동장에 학급별로 쌓아놓고

서로 경쟁을 붙였다.

그래서 제일 많은 반은

학용품을 부상으로

나누어 주었다.


※산림녹화(송충이 잡기, 식목일 행사)


여름에 전교생이

나뭇가지를 젓가락처럼 만들어

소나무가 많은 산으로 올라가

 잡았던 기억이 난다.

산림녹화 일환이었다.


식목일날에는

전교생 나무 심기를 했으며

아카시아나무가

번식력이 좋다고 하여

많이 심은 기억이 난다.

지금은 골치 아픈 나무이지만~


※옥수수가루 빵과 밀가루 빵


옥수수 빵은 사각으로 노란색이었으며

먹을 때 팍팍한 느낌은 있지만

깊은 맛이 있었다.

빵가루가 손에 묻지 않아

반만 먹고 집에 가서

동생하고 나눠 먹기도 했다.


하지만 밀가루 빵은

찰지다 보니

젓가락으로 먹어야 하며

젓가락으로 찍다 보면

두 개가 잡힐 때도 있었다.

그럴 경우 선생님한테 혼쭐이 난다.

그리고 빵이 찰지다 보니

집에 가져가지 못해

아쉬워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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