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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바 Apr 17. 2024

고마웠어 그리고 잘 부탁해

우리 지금 이대로

비자 축하 파티
2023년 12월 25일

귀여운 무스 케이크와 아기자기한 소품을 준비했다. 쿠칭에서 보내는 첫 크리스마스다. 집에서 소소하게 보냈다. 가족 모두 비자를 받아서 축하 파티를 했다. 각자 케이크에 초를 켜고 소원 하나씩 빌었다.


"후우우~~~~" 


우리는 박수를 치며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두 번의 말레이시아 정착 실패를 해서 그런지 진심으로 기뻤다. 너 한입, 나 한입, 행복하게 먹었다. 소파에 앉아서 다 같이 영화 《나 홀로 집에》를 봤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보니 케빈 엄마 밖에 보이지 않았다. 나도 어쩔 수 엄마인가 보다. 아들은 결말을 보고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케빈이 가족과 헤어지고 엄마를 만나는 장면은 기러기 생활을 마치고 다시 아빠를 만나는 장면이 생각났을 터다. 우리는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냈다.


고마웠어 그리고 잘 부탁해

2024년 1월 1일

2023년은 고마운 해다. 남편이 말레이시아 취업을 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2024년 새해는 외롭게 보냈을지도 모른다. 말레이시아에 정착하는 과정이 힘들고 어려웠다. 지금 이 순간만 생각했다. 우리는 또다시 케이크에 초를 켰다. 남편과 두 번째 새해를 맞이했다. 서로 손을 잡으며 집 앞에 터트리는 폭죽을 구경했다. 앞으로 우리 가족의 앞날이 불꽃처럼 밝았으면 좋겠다.  


신년맞이 마네키네코

특별한 마네키네코

쿠칭 어느 한 소품 가게. 배추가 앞에 있는 마네키네코. 중국어에서 돈을 많이 번다는 뜻의 단어와 배추의 발음이 같아 부를 가져다준다는 의미다. 특별해서 신년맞이로 하나 구매했다. 우리에게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다.


2024년 소원을 말해봐
2024년 1월 1일

2023년. 비자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쿠칭에는 동전을 던져서 소원을 비는 공원이 있다. 간절한 마음으로 9월에 소원을 빌었더니 남편의 워킹비자를 받았다. 또 한 번 12월에 소원을 빌었더니 거짓말처럼 나와 아들의 디펜던트 비자를 받았다. 어쩌다 우연일지라도, 우리에게는 소원을 이루어주는 곳이다. 2024년 새해에도 우리 가족은 소원을 빌었다. 지갑에 있는 동전을 탈탈 털어서 바닥에 던졌다.


2024년 소원을 말해봐

행운. 하는 일마다 잘 풀리게 해 주세요.
건강. 우리 가족 아프지 않게 해 주세요.
금전. 현재를 유지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아들 손잡고 기러기 생활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눈을 떠보니 남편은 매일 우리 곁에 있다. 아직도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릴 때가 있지만 서로 웃을 수 있는 거 보면 확실히 꿈은 아닌가 보다.


또다시 말레이시아로 떠나길 잘했다. 

남편과 처음 맞이한 2023년 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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