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지휘하기 vs 자녀 돌보기

100명 지휘하기와 자녀 돌보기 중 어떤 것이 더 어려울까?

by 리드브랜딩

육아를 하기 전까지 나는 100명을 지휘하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특수부대에서 리더로서 임무를 수행했다. 적게는 12명, 많게는 100명의 성인 남자들을 지휘하며 작전을 수행해 왔다. 군대는 나에게 놀이터였다. 내가 솔선수범하면 되고, 리더로서 모범을 보이며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모든 것이 돌아갔다.

그런데 자녀 돌보기는 그게 아니었다.


아무리 내가 단단한 근육을 가지고 있고, 위압적인 모습을 보여도, 내 아이들에게 나는 그저 듬직한 곰 같은 아빠일 뿐이었다. 군대에서는 내 한마디면 명령이 즉각 실행됐지만, 아이에게는 협상이 필요했고, 때로는 사정도 해야 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100명을 지휘하는 것보다 자녀 돌보기가 10배는 더 힘들다는 것을.

초보 아빠들의 표정을 보면 다 알 수 있다. 다들 눈 밑에 다크서클이 내려앉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한숨을 내쉰다. 나는 특수부대에서 강한 남자들을 이끌었지만, 육아라는 전장에서는 초보 아빠로서 매일 패배를 맛보고 있었다.


첫 번째 상황: 어린이집 등원 vs. 군대 집합

군대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맞춰 집합하면 된다. 대원들은 정확한 시간에 줄을 맞추고, 신속하게 이동한다. 그러나 어린이집 등원은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아침이 되면 전쟁이 시작된다. “아린아, 일어나야지. 어린이집 가야 해.” 하지만 이불속에서 웅크린 작은 몸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조금만 더 잘래…”

나는 특수부대에서 군장을 메고 행군하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때도 피곤했지만, 이 정도로 저항하지는 않았다. 간신히 아린이를 침대에서 끌어내어 씻기고 옷을 입히려고 하면 또 한 번 난관에 부딪힌다.

“이 옷 싫어! 저 옷 입을래!”

군대에서는 단 한 벌의 군복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옷도 기분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협상을 마치고 나면 아침 식사가 남아 있다.

숟가락을 들고 한 입 먹이려고 하면 고개를 돌리고, 간신히 한 숟가락을 입에 넣으면 “아빠, 이거 맛없어.”

결국 등원 준비가 끝난 건 정해진 시간보다 20분이 늦은 후였다. 군대였다면 벌써 작전이 시작됐을 시간이었다.


두 번째 상황: 하원 후 간식 vs. 군대 보급 식사

군대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맞춰 보급식이 나온다. 대원들은 묵묵히 배식을 받고 신속하게 식사를 마친다. 하지만 아이에게 간식을 주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일이었다.

하원 후 아린이는 배가 고프다고 했지만, 막상 간식을 주면 “이거 말고 딴 거 먹고 싶어.”

쿠키를 꺼내주면 “과자 말고 바나나!” 바나나를 깎아 주면 “그냥 통째로 먹고 싶어!” 간식을 주는 데만 10분이 걸렸다.

군대에서는 배식이 끝나면 남김없이 먹고 빠르게 움직였지만, 아이는 자신의 기분에 따라 음식도 바뀌었다. 나는 이 과정에서 배웠다. 육아는 정해진 틀대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변덕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라는 것을.


세 번째 상황: 훈련 후 정비 vs. 육아의 주도권 없음

군대에서는 훈련이 끝나면 정해진 순서대로 정비를 한다. 무기는 분해하여 닦고, 장비는 제자리에 놓는다. 하지만 육아에서는 훈련 후 정비라는 개념이 없다. 아이가 놀고 난 뒤의 정리는 온전히 부모의 몫이었다.

아린이는 블록을 쌓고, 인형을 늘어놓고,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고… 집안은 어느새 작은 전쟁터가 되어 있었다.

“아린아, 이제 정리해야지.”

“아빠, 나 지금 공룡 놀이 중이야!”

군대에서는 명령하면 즉각 실행됐지만, 여기서는 협상이 필요했다. 결국 나는 장난감 사이를 피해 가며 걸어야 했고, 나중에는 내 손으로 정리를 해야 했다. 육아에는 주도권이 없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었다.


네 번째 상황: 목욕 vs. 군대 전투 준비

군대에서 샤워는 신속하고 단순하다. 하지만 아이의 목욕 시간은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았다.

욕조에 물을 받아 놓으면 “안 들어갈래!” 물에 넣으면 “안 나갈래!”

거품 목욕을 시켜주면 물장구를 치며 욕실이 홍수처럼 변한다. 머리를 감길 때는 “눈에 들어가!”라며 울음이 터진다.

군대에서는 훈련 전에 정확한 준비를 하면 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육아는 그렇지 않았다. 책에는 '아이에게 거품 놀이를 하며 목욕을 재미있게 만들어 주세요'라고 쓰여 있었지만, 현실에서는 그 거품이 바닥과 내 얼굴까지 덮여 있었다. 육아 매뉴얼과 현실의 차이를 뼈저리게 느꼈다.

결국 온몸이 젖은 채로 바닥을 닦고 난 후에야 목욕 전투가 끝났다. 군대에서 진흙탕 훈련을 한 후 장비를 닦는 것보다 더한 난이도였다.


다섯 번째 상황: 잠자리 전쟁 vs. 군대 야간 경계 근무

군대에서 야간 경계 근무는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적어도 일정한 교대 시간이 있다. 하지만 아이를 재우는 건 전혀 다른 문제였다.

“아빠, 동화책 하나만 읽어줘.”

한 권을 다 읽으면 “하나만 더.” 그다음은 “자장가 불러줘.” 그리고 “물 마시고 싶어.”

결국 모든 요청을 들어주고 나면 나는 탈진해 침대에 쓰러진다. 하지만 정작 아린이는 여전히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

책에서는 '아이에게 규칙적인 취침 습관을 들이면 자연스럽게 잠들 것입니다'라고 설명했지만, 현실에서는 매일 밤 작전이 달랐다. 육아에도 매뉴얼이 있지만, 이론과 실제는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을 매일 실감했다.

나는 100명을 지휘하는 것보다 자녀를 돌보는 것이 더 힘들다는 것을 매일 깨닫고 있다. 군대에서는 내가 명령하면 움직이지만, 육아에서는 아이가 원해야 움직인다. 군대에서는 위기가 닥쳐도 매뉴얼이 있지만, 육아에서는 매뉴얼이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힘든 만큼, 육아에서 얻는 보람도 다르다. 아린이가 내 품에 안겨 “아빠 최고야”라고 말할 때, 나는 특수부대에서 받았던 훈장보다 더 큰 보상을 받은 기분이 든다.

나는 여전히 육아라는 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초보 아빠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법은 강한 리더가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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