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부대 아빠, 육아전쟁에 뛰어들다
아침은 언제나 전쟁이다. 나는 군대에서 훈련받았고, 철저한 시간 관리가 몸에 배어 있었다. 9시 30분까지 어린이집에 보내야 한다는 사실은 마치 작전 수행처럼 내 머릿속에 새겨져 있었다. 단 1분도 늦어선 안 된다는 강박이 나를 조여왔다.
아린이는 침대에서 꼼지락거리며 이불을 꼭 끌어안고 있었다. 창밖에서는 부드러운 햇살이 스며들고 있었지만, 내 머릿속은 이미 붉은 경고등이 켜진 상태였다.
"아린아, 빨리 일어나야 해. 어린이집 가야지."
"조금만... 조금만 더 잘래..."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내 속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나는 이불을 살짝 걷으며 부드럽게 깨웠다. 하지만 아린이는 반쯤 감긴 눈으로 나를 보더니 다시 몸을 웅크렸다. 나는 한숨을 내쉬고, 다시 말을 걸었다.
"이러다가 늦어. 9시 30분까지 가야 해!"
아린이는 억지로 몸을 일으키더니 꾸물꾸물 움직였다. 속이 더 타들어 갔다. 시계를 보니 9시 10분. 이제 밥을 먹이고 옷을 입히려면 시간이 빠듯했다. 나는 점점 조급해졌다.
식탁으로 가서 밥을 차려줬지만, 아린이는 숟가락을 들고 한참을 고민하며 장난감 인형을 만지작거렸다. 한 입을 먹고 나면 곰인형에게도 한 입 먹이는 시늉을 하고, 또 한 입 먹고 나면 멀리 있던 블록을 가져와 쌓기 시작했다.
"아린아, 밥 먹을 때는 집중해서 먹어야지."
"응... 근데 곰돌이도 배고파."
나는 참을성을 유지하려 애썼지만, 시계를 보니 9시 15분. 이제 밥을 마치고 옷을 입히려면 정말 빠듯했다.
"곰돌이는 나중에 먹고, 지금은 네가 빨리 먹어야 해. 어린이집 늦겠어."
하지만 아린이는 여전히 천천히 씹으며 손에 든 장난감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나는 속이 타들어 갔다.
밥을 다 먹고 나서도 옷을 입는 속도는 마찬가지였다. 나는 옷을 들고 와서 입혀주려 했지만, 아린이는 고개를 휙 돌리며 다른 옷을 가리켰다.
"이거 말고 저거 입을래."
나는 손에 든 옷을 내려다봤다. 아무 옷이나 입어도 되는 걸, 굳이 저 옷을 찾아야 한다고? 다시 시계를 봤다. 9시 17분.
그 순간, 내 안에서 무언가가 끊어졌다.
"꿈지럭거릴 거면 그냥 가지 마!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내 목소리가 방 안에 크게 울려 퍼졌다. 순간 공기가 얼어붙었다. 아린이는 그저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다. 울음을 터뜨릴 법도 한데, 그녀는 그저 나를 쳐다봤다. 꼭, 양이 늑대를 만난 것처럼.
나는 그 순간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다. 이건 아니었다. 나는 100명의 성인 남자를 지휘하면서도 이렇게 화를 내 본 적이 없었다. 그들은 명령을 듣고 따라야 하는 군인이었지만, 내 딸은 고작 4살이었다. 가장 따뜻하게 감싸줘야 할 존재에게, 나는 지금 소리치고 있었다.
몸이 얼어붙었다.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거실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깊은숨을 몰아쉬는데,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나는 얼굴을 손으로 감싸 쥐었다. 그리고 눈물이 차올랐다.
'나는 도대체 뭐 하는 인간이지...?'
눈물이 한 방울, 두 방울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나는 좋은 아빠가 되고 싶었는데, 현실은 엉망이었다. 아린이는 아무 말도 없이 내 앞에 서 있었다. 그러더니 작은 손을 내 얼굴로 가져왔다.
“아빠... 미안해. 나 때문에 울지 마...”
나는 깜짝 놀라 눈을 들어 아린이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그리고 그녀도 따라 울기 시작했다. 너무 어린 얼굴에 미안함이 가득 차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이 더 아팠다.
"아니야... 아니야... 아린아, 아빠가 미안해. 아빠가 잘못했어..."
나는 끝없이 말을 반복했다. 그리고 그녀를 꼭 안았다. 마치 모든 걸 되돌리고 싶다는 듯이. 아린이는 내 품에 안겨 훌쩍이며 말했다.
"아빠, 나 아빠 좋아... 울지 마..."
나는 그 말을 듣자 더 참을 수 없었다. 흐느낌이 더 커졌다. 그렇게 나는 눈물샘이 마를 때까지 울었다. 아린이는 내 등을 토닥여 주었다. 4살짜리 아이가, 서른네 살짜리 아빠를 위로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안고 있다가, 나는 조용히 아린이의 작은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린아, 아빠가 부족해서 미안해. 너한테 소리 지르고, 너를 무섭게 해서 미안해. 아빠는 널 너무너무 사랑하는데..."
아린이는 코를 훌쩍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아빠. 나도 아빠 사랑해."
나는 다시 그녀를 꼭 안았다. 그리고 다짐했다.
나는 더 이상 군대식으로 시간을 맞추려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아린이와 함께 숨을 맞추고, 그녀의 속도를 존중할 것이다. 내 강박관념이 아닌, 그녀의 리듬에 맞춰 살아갈 것이다.
그날 아침, 우리는 늦게 어린이집에 갔다. 하지만 오늘은 처음으로, 늦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중요한 건 시간을 지키는 게 아니라, 아린이와의 시간을 온전히 함께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