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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보나 Jun 13. 2024

날이 더워서 밥 할 기운이

날이 덥다. 어제보다 더 더운 날씨. 초열대야라는 말이 벌써 나온다. 더운 날씨에 밥 할 기운이 조금 줄어든다.


쌀이 떨어졌다. 지난주 남편에게 두 개 사다 달라고 할 것을 왜 나중에 내가 간다고 했을까. 날이 더운데 쌀을 사러 간다. 20미터 거리, 길만 건너면 되는 가까운 마트까지 걸어간다. 문을 열고 나서는데 더운 기운이 훅 콧구멍으로 들어온다. 밥 할 기운이 반이 줄어든다.


철원오대미 10킬로그램을 계산하고 들고 나오는데 마트 앞 야외 장터에 비빔면이 보인다. 멋지게 그냥 지나쳤다. 그 옆에 오이가 싸다. 5개 2300원. 팽이버섯도 싸다 5개 990원. 야채는 안 살 수 없다. 얼른 계산을 하고 봉지에 담았다. 비닐봉지 한쪽 귀퉁이를 한  손으로 그러쥐었다. 쌀은 한 손으로 들어야 하는데 나는 천하장사는 아니니 자세를 고쳐 잡는다. 낑낑거리며 길을 빠르게 건너 쌀자루를 어깨에 둘러멨다. 이렇게 멋지게 메고 가면 안 되는데. 연약한 불량주부의 포스를 보여줘야 하건만.


그런데 날이 덥다. 무거운 쌀을 메고 와서 그런가 밥 할 기운이 또 반감되었다.


야채반찬 오이를 썰어 고이 담고...(담았는데 왜 밥상에는 없었을까?)


이번에는 냄비를 하나 들고 원정을 간다. 뼈다귀해장국을 사 왔다. 냄비째 들고 가 받아 오니 일회용품도 안 들고 아주 좋다. 옆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다.  밥도 칙칙거린다.


오늘은 더위에 밥 할 기운이 없어서 그렇다. 에어컨을 빵빵하게 켜고선 핑계는 만들기 나름이다.


가끔은 냄비를 나르는 불량주부. 저녁은 대짜 냄비를 들고 가 김치찌개를 담아 올까?


날이 더우면 밥 하기가 힘들다.


어제는 더위에 시달린 아이들이 하교 후 시원한 밥을 달라고 했다. 시원한 밥을 어떻게 만들지. 비빔면을 살 걸 그랬나. 냉면이 필요한 계절이다.


얼음 듬뿍
시원한 국물 후루룩
면발은 호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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