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속도를 내는 자동차들을 보면 신기하다. 일렬로 서서 신호체계에 맞춰 시속 80킬로미터로 달리는 자동차들. 어떻게 이게 가능하지? 아침 출근길 하늘까지 쭉 늘어선 차들과 함께 도로를 통과해 대부분 제시간에 출근을 하는 사람들. 나는 이 교통 시스템이 놀랍다.
가끔 대도시에 가면 왕복 10차선을 누비는 꽉 찬 도로 위 자동차를 만난다. 세상에나! 그 도로 위에서 차선변경을 한다. 나는 시골사람이라 그것이 제일 신기하다. 2차선에서조차 옆 차선에 차가 있으면 차선 변경을 못하는 나로서는 그건 정말 대단하고 멋진 일이다. 초보 운전자인 나는 아찔한 끼어들기를 하는 차들의 묘기를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오른손으로는 위쪽 손잡이도 부여잡고 신기한 눈을 하고 구경한다. 재미나다. 조마조마한 새가슴이 쫄깃쫄깃해진다. 그것은 나에게는 공포영화를 볼 때와 거의 같은 수준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물론 대도시에 가면 내 자리는 조수석이다.
도로 위를 일사불란하게 달리는 진풍경은 믿음 덕분에 가능하다. 우리는 너와 나의 목숨을 내놓고 목적지로 향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꽤 신뢰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서로의 믿음이 우리의 목숨을 지켜준다.
믿음이란 정말 대단하다.
운전은 정말 큰 위험을 감수하고 하는 일이다. 서로의 목숨을 담보로 한 신뢰. 우리는 서로 대단한 신뢰를 바탕으로 도로 위를 달린다. 네가 나를 박지 않을 것이라는 작은 것 같으나 커다란 믿음. 믿음을 바탕으로 연결대 거대한 도로망.
가정이나 사회 모든 시스템이 마찬가지다. 촘촘한 도로망처럼 우리는 보이지 않는 망으로 연결되어 있다. 신뢰로 채울 것인지 불신으로 채울 것인지 내 작은 손에 달려 있다. 믿는다. 나는 도로를 쌩쌩 달리고 싶으니 믿는다.
토드 로즈의 <집단착각>에서 저자는 먼저 선순환의 수레바퀴를 돌리라고 한다. 나 먼저 낯선 타인을 믿어 주라고 한다. 먼저 손을 내밀어 주는 것으로 내 작은 손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니 용기 내 볼 일이다.
믿는다.
그러니 제발.
내 앞으로 끼어들기를 할 때엔 깜빡이를 켜라. 끼어들기 한참 전에 켜 주어라.
오늘도 신호 없이 훅 끼어들어오는 차 때문에 깜짝 놀랐다.
제발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