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원의 바람처럼

by 고운로 그 아이


앙상한 돌배나무 잔가지들을 보 있으면

얼기설기 복잡한 내 머릿속 신경망을 보는 듯하다

조밀한 생각 실오라기들이 교차하

틈새는 근심이 찌어 있다



가을이 지고 부엽토가 되지 못한 낙엽이나

매달린 채 말라버린 열매도 돌배나뭇가지에 걸려 있다

그것은 마치 구멍 숭숭 뚫린 오래된 걱정처럼

잊고 있다가도 어느새 찬바람 시린 뼛속이 된다

때로 행복의 날개를 입고 날아왔다 가버리는

직박구리, 박새, 곤줄박이

도파민동치는 과성 행복



숲 속에 추어 선 나는 생각의 그물을 꺼내어

먼지가 나도록 탈탈 턴다

곁가지를 숭덩숭덩 잘라

산책길에서 주운 솔잎

남은 상념의 부스러기를 쓸어낸다



돌배나무 가지 같던 내 머릿속

이제 단조롭고 곧은 목이

미련한 생각이 터앉지 않고

나약한 마음이 둥지 틀지 않는

그저 햇살 한 조각, 구름 한 자락 머물다 가는 쉼터

나는 흙바람으로 와서 산들바람이 되어

숲길을 휘휘 돌아 간다










잘 지내시나요.

저는 잘 지냅니다.


뉴스만 틀면 믿기 힘든 상황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와, 나라가 나라를 저렇게 파괴해도 억제할 방법이 없구나. 힘이 있다는 것은 무섭구나..

영토에, 국민에, 통치권에까지 미치는 그 힘이 무소불위구나..

나아가 가만히 있는 나라들까지 싸움에 끌어들이고요. 우방이라는 나라가 말이지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국면입니다.



머리를 식히려 국립수목원에 갔습니다.

늘 가던 대로 간 것이지만 더 간절한 마음으로요.


봄이 꿈틀대고 있는 국립수목원입니다.

전나무 숲



육림호는 아직 봄 준비 중입니다.



물 반 얼음 반



청설모 둥절



이것이 돌배나무입니다.

옆에 모과나무가 있었는데 잔가지가 많은 돌배나무에만 새들이 날아오더군요.



직박구리



박새와 곤줄박이



박새



곤줄박이



새와 열매



아직 삭막한 수목원이지만, 보러 가는 곳이 아닌 쉬러 가는 곳이기에 편안하고 느긋했습니다.



다음에 올 땐 완연한 봄이겠네요.

전 세계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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