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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에서 터져 나가는 단상

by 보리아빠

복잡한 세상을 살기 위해선 남들보다 튀어야 합니다. 출판사의 눈에 들거나 바늘구멍 같은 공모전을 비집고 들어가려면, 그만큼의 가치가 있어야 할 거예요.


내용에 공감해 주고, 표현에 공감해 주는 사람이 있음에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래서 더 욕심이 생겨요. 더 많이 봐주기를, 더 많이 공감해 주기를요.


짧은 글로도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장황함만 남아 귀중한 시간을 뺏기도 합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면 오히려 안 되겠지만, 그럼에도 과한 욕심을 부리다 제대로 된 글 한 편도 완성하지 못하는 일도 있어요.


그래서 오늘은 생각나는 대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진작 퇴근을 했어야 할 이 시간에, 기다리는 가족을 마음에 그리면서요.


하루 동안 온전히 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길어야 두 시간, 가족들이 모두 잠든 후에야 온전히 손끝을 놀릴 수 있어요. 손도 느려서 머리에서 폭죽이 터지지 않는 이상 글로 옮겨지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조급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듭니다. 장거리 출퇴근을 하던 얼마 전이 딱 하나 좋은 점은 있었네요. 적어도 전철을 타고 가는 한 시간 남짓은 온전히 제 것으로 쓸 수 있었으니까요.


뭔가에 쫓기듯이 사는 걸 정말 싫어하는데, 요즘 들어 뒤를 돌아보기가 무서울 정도로 매달려 있는 게 많습니다. 내려놓을 수도 없고, 끌려가서도 안 되는 일이 거미줄처럼 들러붙어서 여기저기 찐득한 기분이에요.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질 거라 생각하긴 합니다. 그마저도 없으면 정말 힘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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