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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Jangs Jun 29. 2024

아들 셋 엄마의 이야기 #5

부모가 된다는 것에 대한 고찰

지극히 당연한 소리- 정자와 난자가 만나야지만 아기가 생긴다.

그러니까 내가 누구이건, 절대로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면 그게 바로 생명을 잉태하는 일일 것이다. 그것은 그래서 '합작'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한 생명을 만든다'는 관점에서 이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이다.

예컨대 누가 로봇 팔을 하나 만들었다거나 인공심장을 만들어서 인류 역사에 엄청난 공헌을 했다 말할 수 있다면, 오롯이 한 '인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어떤 인간이 과연 그의 평생에 이것보다 더 위대한 일을 할 수 있을까?

부모가 된다는 것은 그런 엄청난 일이다. 한 우주를 창조하는 일이니까. 그동안 '창조적'인 일들을 많이 해왔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그런 일은 신만의 영역인걸.

자신을 아버지라고 부르라는 신 God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부모가 되는 건 아닐까




나는 남편과 사이가 좋다. 정말로 남편을 사랑하고 또 존경하는데, 신혼 때보다 결혼한 지 10년 차인 지금 더 사랑하고 있다.

한 번도 부부싸움을 해본 적이 없다.

서운하거나 이해가 안 되는 일이 있다면 그때그때 이야기하고 이해받는다. 그래서 남편에게 감정이 상하거나 실망하거나 싫어진 적이 없다. 매일같이 이야기를 나눠도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우리의 세 아들들을 정말 사랑한다.


우리 아들들은 엄마 아빠가 사랑해서 결혼을 하고 사랑해서 자신들을 낳아 키우고 있다는 이 사실에 대해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이 당연한 사실을 아이들이 알고 날마다 부모의 그 사랑을 받으며 살고 있다는 것이 나는 눈물 나게 고맙고 또 이것이 내 평생에 가장 잘한 일, 가장 자랑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부모의 이 사랑을 먹고 자라 세상에 사랑이 있다는 것을 의심치 않고 당연하게 사랑하며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사랑이 희귀한 이 세상에서 사랑할 수 없는 사람들을 사랑하며 또 사랑하며 끝까지 사랑만 하며 살아 주길..



사랑받지 못한 사람은 사랑하는 방법을 몰라 누구를 사랑할 줄 모른다 라는 건 전부 헛소리다.

우리는 모두 사랑받기를 원한다. 그러니 내가 원하는 바를 상대에게 해주기만 하면 된다. 이기적이게 살지 않으면 되는 거다. 아니, 이기적이어도, 나와 한 몸 된 내 남편을 내 몸 같이 사랑하고 내 몸에서 난 내 자식들을 사랑하는 것이 이기적인 사랑이라면 그것도 어려운 이 세상에서 나는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지 않은가.

결국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 그래서 아무도 사랑할 수 없는 이 무정함이 이 세상에 만연한 악이 아닐지.



형아들 방에서 낮잠 자는 막내.
그거 그렇게 쓰는거 아니라고. 내려오라고.
엄마랑 마트 갔다가 오는 길. 짐도 다 들어주고
밥 먹으면서 책 보면서 아기도 봐주면서
목을 이제 거의 다 가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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