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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이 Aug 08. 2024

휴직이라는 말, 이제 보내주고 내 삶을 살아가자.

에필로그 - 19화에서 마무리 짓는 쫄보의 휴직 이야기

 3주 만에 이 글로 돌아왔다.


처음 글을 건너뛰던 주에는 별생각없이 '여름휴가처럼 한주는 쉬어볼까?'하고 쉬었다.


그 다음주가 되었을 때도 나는 여전히 수영을 배우고, 운동하고, 책을 읽고, 일본어를 공부하며 알차게 시간을 보내며 지내고 있었다. 새롭게 특별한 에피소드랄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또 한주를 더 쉬었다.


그러다가 문득 깨달아졌다. '나는 내 삶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해가고 있구나.'


'휴직을 했으니 그동안 못 해본 이것저것 다 해봐야지.'가 처음의 내 마음이었는데, 이제는 '휴직'이라는 단어는 자연스레 잊혀지고 '아, 앞으로 이렇게 살아야겠구나.'하는 순간들이 점점 많아졌다.


'일이 잘 안 풀리면 억지로 붙들지 말고 시원하게 수영을 하러 와야지. 지금 잘 배워 놓아야지.'

'음식은 이렇게 챙겨가면서 먹는 거구나, 스트레스받는다고 야식, 과식, 과음하지 말아야지.'

'내가 노력하니 체중이 줄어드네? 실내 사이클도 종종 타면서 나를 관리해 주어야겠다.'

'친구들을 만나는 약속은 일과 별개인 내 삶, 내 시간이구나. 이토록 즐거운데, 챙기면서 지내야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은 내가 만들기 나름이구나, 지치지 말고 가족들과 웃는 시간 많이 보내야지.'

'나는 여행을 좋아하는구나.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노력해서 얻어내는 삶을 살아야지.'

...

'회사에선 할 일을 하고, 밖에선 나를 위해 살아야지. 그리고 회사를 다니는 것도 결국 나를 위한 걸 거야.'

'내가 1번이야. 1번이 되자.'




10월이 되면 난 회사로 돌아가기로 예정되어 있다.

두달 정도의 남은 시간, 나는 어떻게 보내게 될까?


지금도 여전히 삼시세끼를 골고루 차려먹고, 책을 읽고, 수영과 운동을 하며 하루하루의 일상을 꽉 차게 보내고 있는 중이다. 아마 회사원으로 돌아가면 지금까지의 일상을 며칠에 나누어서 틈틈이 즐겨야 하겠지만.


그래서, 오히려 남아있는 두달의 시간만큼은 '휴직'이라는 단어를 내려놓고 내 일상의 루틴을 자연스럽고도 단단하게 다져둘 필요가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휴직'이라는 단어는 이제 따로 생각하며 지내지 않으려고 한다.

'휴직을 해서 이것도 할 수 있었어, 저것도 얼른 이때 해봐야겠다.'라며 지금의 시간을 '보너스'처럼 여기는 생각에서 나를 놓아주어야겠다.


두 달 뒤의 순이가 회사로 돌아가 또다시 자신을 힘겹게 욱여넣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일상을, 자기만의 삶의 방식을 잘 간직한 채로 '난 원래 이렇게 살아왔었어.'하고

인생에서 겪을 수많은 여정 중에 '회사원'이라는 Map 하나를 무심하게 추가했으면 좋겠다.




휴직 생활이 아니라, ‘일상과 삶’의 ‘행복과 보람’을 즐기는 순이로 살아가겠습니다.

 

이왕이면 보기 좋게 20화까지 채우는 것을 욕심내었지만, 때론 미완성이어도 괜찮다는 마음과,

19화만큼의 깨달음과 성찰이 있었던 만큼 이보다 좋은 '완성'의 타이밍도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두세 달 뒤의 순이를 응원하고 격려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괜찮아, 괜찮을거야! 잘했어! 힘내! 할 수 있어. 네가 제일 소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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