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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이 May 05. 2024

프롤로그

내가 참 좋아하는 일본, 15일 여정의 시작.

 도쿄, 오사카, 교토... 일본의 유명 도시를 몇 군데 다니면서, '언젠가 이 나라에 길게 길게 한번 머물러 보고 싶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왜 일본이 좋아?라는 질문에 나는 '그 나라 신호등에서 나는 소리조차도 좋아'하고 답하곤 한다. 네모난 양식에 매이지 않고 천에 쓰거나 글자 모형을 그대로 써 붙이는 특색 있는 간판들, 집주인의 취향을 알 수 있을 만치 알록달록 화분으로 단장된 목조 가옥, 주택가를 벗어나면 화려하게 펼쳐지는 도시의 전경... 과거와 현대가 공간에 머무르는, 너무 서두르지 않고 옛것을 지키면서도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 세련된 나라의 풍경을 좋아한다.

 한동안의 자유시간이 생긴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어 보름 정도의 일본 여행을 계획했다. '익숙한 곳을 피하면서도 안전하게 여행을 할 수 있는 일본의 도시들은 어디가 있을까.. 그러면서도 교토는 또 가고 싶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주부의 나고야에서 시작해 간사이의 교토를 거쳐, 시코쿠의 다카마쓰, 추코쿠의 구라시키, 그리고 히로시마에서 마무리하는 것으로 정했다.

 교토 말고는 모든 것이 처음이다. 이렇게 오랜 기간 일본에 머무르는 것도, 캐리어를 들고 다른 도시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도, 단기의 관광객이 아닌 머물렀다 가는 여행자로서 한 나라에 녹아드는 것도. 


매 순간이 앞으로도 살아갈 나에게 좋은 양분이 되길 바라면서 그날그날 기억에 남았던 일들을 기록해 보려고 한다.


이곳에서 보낸 날들을 다시 꺼내보며 추억에 젖게 될 나를 위해.

혼자 여행하는 이의 소소한 즐거움을 누군가에게도 보여드리기 위해. 



2024년 4월 16일, 일본에서 가장 좋아하는 도시 교토에서 적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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