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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카위 워터파크에는 상어가 산다

해양 생물 공원 에코 마린 파크

by 나니 Aug 08. 2024


 사람들이 말레이시아 북부를 여행할 때는 보통 쿠알라룸푸르와 페낭을 여행한다. 휴양지에 간다면 코타키나발루에 가거나 태국의 꼬리뻬를 택한다. 하지만 나와 아이가 말레이시아 배낭여행을 하기로 결심했을 때 나는 랑카위가 나와 아이에게 정말 가장 적합한 여행지라고 생각했다. 대도시의 깔끔함, 유명 여행지의 북적거림보다는 대자연을 사랑하고 한적한 시골을 좋아하는 우리에게는 랑카위가 딱이었다. 


 해외여행을 하면서 여행지와 맛집을 찾을 때, 나는 여행책을 참고하기도 하지만 구글 검색을 가장 많이 한다. 현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집, 그들이 자주 가는 여행지에 방문하고 싶기 때문이다. 


 구글에서 근처 맛집이나 특정 업체에 방문하고 싶다면 'nearby'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된다. 해외살이와 여행 경험 풍부한 영어 교사 내 친구도 몰랐던 꿀팁이니 유용하게 사용하시길. 예를 들어 해산물 요리가 먹고 싶다면 구글에 'near by seafood restaurants'를 검색하면 된다. 구글맵의 평점과 리뷰를 확인하고 고르면 거의 실패가 없다. 


 랑카위에서 뭘 하면 좋을까 한참을 구글을 살펴보다 해양 생물 공원 겸 워터파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항과 선착장에서 아주 먼, 정말 찾아가기 불편한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었다. 구글 리뷰가 많지는 않았지만 평점이 좋았고, 네이버에 검색해 보니 즐겁게 다녀왔다는 리뷰도 하나 찾아볼 수 있었다.


 우리에겐 렌터카가 있으니, 교통편은 걱정 없이 그곳으로 향했다. 워터파크 이름은 에코 마린 파크. 랑카위 대표 워터파크는 스플래시 아웃이지만, 우리는 에코 마린 파크를 택했고, 사람이 많지 않길 바라며 평일에 방문했는데, 사람이 많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주차장도 텅 비어있고 안에 손님이 10명도 없었다. 게다가  50링깃인 입장료도 10링깃으로 할인을 해준단다. (한화 약 3000원 정도)



마치 나와 아이만을 위해 누가 마법을 부린 공간에 와있는 기분이 들었다.


 시골길을 한참 달려 지도가 이끄는대로 도착해 보니 드넓지만 아무도 없는 곳에, 마법같이 워터파크가 짠하고 나타났다. 입장료는 3000원만 내면 된단다. 아무도 없는 그 고요한 워터파크에 입장하니, 초콜릿 공장의 윌리 웡카와 같은 느낌의 직원분께서 신이 나서 농담을 섞어 가며 재미있게 워터파크를 소개해 주셨다. 나의 짧은 영어로도 다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 쉽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거짓말같이 아무도 없는 워터파크에 우리 둘만 놀게 되었다.   



랑카위 에코 마린파크 어린이 수영장랑카위 에코 마린파크 어린이 수영장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평범한 어린이 수영장이었다. 이곳을 중심으로 왼편에는 작은 해양 생물 전시관과 스노클링 존, 탈의실과 샤워장이 있었고, 오른편에는 식당과 엄청난 규모의 스쿠버다이빙 & 스노클링 존이 또 있었다. 왼편의 작은 해양 생물 전시관에서 많은 해양 생물들을 살펴보고, 아기 상어를 만져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곳의 스노클링 존에는 상어가 살고 있다고 했다. 윌리 웡카 같은 직원분이 물지 않으니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경쾌하게 설명하며 웃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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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파크에 사는 아기 상어



 어린이 수영장에서 적당히 논 후 아기 상어를 찾으러 떠났다. 해양 생물관에서 아무리 찾아도 상어를 찾을 수 없었는데, 먹이를 주러 온 직원분이 계셔서 여쭤보니 저 조그만 물고기가 'Baby Shark'라고 알려주셨다. 정말 상어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는 모습. 만져봐도 된다고 하셔서 조금씩 만져봤다. 상상한 촉감 그대로다. 


 아기 상어가 사는 스노클링 존에는 흔들 다리가 설치되어 있었다. 물속에 들어가도 된다고 했고, 상어는 전혀 물지 않는다고 들었는데도 왠지 무서워서 아이와 나는 한참을 호들갑을 떨면서 발을 넣었다 뺐다 하며 서로 겁쟁이라고 놀리며 크게 웃었다. 흔들 다리를 건너는 것만으로도 괜히 무서워서 엉덩이를 대고 겨우 기어서 건너갔다. 


 나중에 한참을 놀다 보니 손님인지 직원인지 모를 두 청년이 저곳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워터파크, 상어, 스노클링, 낚시라니, 너무 이상하고 신기한 조합에 역시 나는 마법 속의 공간에 나와 아이가 들어온 거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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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다시 오른쪽 끝으로 가니 엄청나게 드넓은 스노클링 존이 나왔다. 아까 상어가 있던 곳도, 이곳도 물이 투명하게 바닥까지 보이지 않아서 더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낡은 스노클링 장비를 빌려 조심조심 들어가 봤는데, 이건 워터파크가 아니다. 바다를 이곳에 옮겨두었다. 아주 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 물고기 수천 마리가 떼를 지어 신나게 왔다 갔다 하며 헤엄치고 있다. 수심도 5m 정도로 엄청나게 깊었다. 


 물을 정말 좋아하고 스노클링 장비로도 잘 노는 아이도 도저히 무서워서 엄두를 내지 못했다. 나도 물 안쪽으로 수영해 들어가기까지 아주 큰 용기가 필요했는데, 물 안을 들여보니 너무 신비했다. 이 엄청난 작은 바다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했다. 


 한참을 신나게 놀다가 윌리 웡카 직원분께서 최고의 맛이라고 극찬하신 피자를 먹으러 갔다. 랑카위에서 가장 맛있는 곳이란다. 식당 역시 크고 고급스러웠는데 손님은 우리 둘뿐. 이번에는 비현실적으로 잘생긴, 할리우드 배우같이 생긴 백인 직원이 나타나 피자 주문을 받아주었다. 손님이라고는 우리 둘뿐인데 직접 반죽을 하고 큰 화덕에 제대로 구워 피자를 내주었다. 한국에서 이름난 피자 맛집에서 줄서서 먹은 피자보다 더 맛있었다.


 이 모든 상황에서 하루 종일 우리가 만난 워터파크 손님은 아기 상어를 볼 때 만난 아이들과 엄마들 5-6명, 낚시를 하던 청년 2명뿐이었다. 그래서 이 워터파크가 더욱더 신기루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아이와 내가 어떤 마법의 문을 통해 들어온 신비한 다른 공간같이 느껴졌다. 



브런치 글 이미지 6



 너무 맛있는 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어린이 수영장에서 한참을 더 놀았다. 전세 낸 듯이 놀다 보니 히잡을 쓴 엄마 몇 명과 아이들 몇 명이 들어와서 그 아이들과 함께 슬라이드도 타고, 튜브도 공유하면서 즐겁게 놀았다. 


 하루 종일 재미있게 잘 놀고,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다시 한시간 정도 차를 달려 숙소로 돌아오니 갑자기 현실로 돌아온 것 같았다.  '정말 그런 공간이 있었을까? 너무 이상한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와 아이에게 신비하고 마법 같았던 그곳. 랑카위에서 일반적인 워터파크나 수영장이 아닌 특별한 곳에 방문하고 싶다면 에코 마린 파크에 방문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 곳이 정말... 아직도... 실제로 존재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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