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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니 Sep 25. 2024

더운 여름이 갔다. 하지만 내년은-?

기후위기인간을 읽고

이번 여름은 유독 더웠다. 주말마다 동해고 서해고 시원한 곳을 찾아 다녔다. 평일에는 집에서 에어컨을 한참 틀었다. 그 결과는 역대급 관리비로 나왔다. 겨울에 난방을 한참 틀 때 관리가 35만 원 선이었는데 이번 여름도 35만 원이 나왔다. 그런데 매체에선 항상 얘기한다. 올 여름이 앞으로의 여름 중 가장 시원한 여름일 거라고.

에어컨을 틀면서도 죄책감이 있다. 여름 동안 너무 낮은 온도로 하면 안 될 것 같아 26도로 설정해 두었다. 선풍기를 같이 틀지 않으면 바람이 시원하지 않았다. 잘 때에도 에어컨을 며칠 틀지 않았다고 아이 무릎 뒤엔 땀띠가 한가득 났다. 선풍기 하나로는 열기를 식히기 부족했다.

기후와 관련하여 이런 저런 책을 보다가 하늘색 책등이 맘에 들어 책을 집었는데 말랑한 그림체가 눈에 띄었다. <기후위기인간>이라는 만화책이었는데 도서관에서 만화책을 볼 수 있다니 놀라웠다. 만화책은 구매하거나 부천만화박물관에서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에 이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후위기인간>은 웹툰으로 연재됐던 작품으로 종결 후 단행본 출간이 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본인이 느낀 기후위기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 한다. 두께가 좀 두꺼웠지만 만화책이라 쉽게 읽힌다. 읽히는 건 쉽지만 내용이 가볍지만은 않다. 나의 소비를 위해 굴러가는 공장에서 나오는 탄소, 육식을 위한 축산업에서 배출되는 탄소, 플라스틱 문제, 온난화 등 다양한 주제가 나온다.

그 중 육식으로 인한 탄소배출이 내 생각보다 너무 많아 깜짝 놀랐다. 막연히 영향이 있겠지 생각했지만 소고기 1kg 판매품을 만들기 위해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60kg라고 한다. 쌀 1kg를 위해서는 4kg의 온실가스가 나온다고 한다. 바나나가 그나마 0.8kg로 제일 적었다. 작가는 얘기한다. 완벽한 비건이 되는 건 어려울 수 있으니 선택적 비건 혹은 식사 시 조금 더 생각하여 식사를 하자고. 조금씩 노력하는 사람이 여럿이라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힘이 그만큼 커질 것이라고 말이다.


자원의 과도한 소비에 대한 얘기도 있는데, 특히 바다에 대한 얘기가 그것이다. 지금처럼 바다의 자원을 소비하다 보면 2050년도 가기 전에 바다 생태계가 멸종한다고 한다. 바다는 우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1/3을 흡수하는데 바다 생태계가 멸종한다면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지 못해 현재보다 지구 기온이 더 올라간다고 했다. 이 뿐만 아니라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은 이미 바다에 거대쓰레기섬을 만들었으며 파생되는 미세플라스틱은 우리가 매일 먹는 식탁에 올라오고 있는 것이라 했다.

여름휴가 얘기로 다시 돌아와 보면, 그나마 우리 가족은 6~7월에 주로 바다를 다녀 시원한 느낌이 컸다. 바다에서 아이는 신나게 하루 종일 놀아서 입술이 약간 파랗게 보이기도 했다. 저녁에는 선선한 바람도 불어 산책하기도 좋았다. 하지만 8월에 동해바다에 갔던 친구들은 해파리가 너무 많아 놀지 못했고, 서해바다는 너무 뜨거워서 놀지 못했다고 한다. 해파리도 바다가 뜨거운 것도 모두 우리가 느끼고 있는 기후위기 현상이다.

아이와 기후위기에 대해 얘기할 때 공룡얘기를 하곤 한다.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는 지구 기온이 갑자기 변해 공룡이 사라졌는데, 이러다가 사람들도 다 사라지는 게 아닌지 걱정한다. 만약 지금과 다름이 없는 생활 속에서 우리가 나아간다면 그 걱정은 현실이 될 것이다. 우리의 삶 속에서 지구를 생각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생각해 나가고 조금씩 실천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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