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더 즐거운

by 자겸 청곡


산타할아버지가 다니시려면 배고프실 테니 간식을 드려야 한다면서

작은 접시에 루돌프 몫까지 과자 네 개 초콜릿 두 알에 랩을 씌우고 우유에 뚜껑을 덮고 들어가길래

새벽에 과자 두 개와 초콜릿 한 개를 빼고 랩을 벗겨 놓은 채 우유 뚜껑을 슬쩍 건드려 놓았다.


성탄절 아침


주고 가신 선물 확인에 앞서 흥분된 목소리로

"산타할아버지께서 드시고 가셨네, 내 편지도 읽으셨겠지 "라면서

들뜬 모습에서 맑은 영혼을 느낀다.




그리고는 트리 밑을 들치면서 선물을 찾다가 산타가 쓴 편지를 보고는 대박이라며

산타할아버지는 세계를 다니시느라 영어를 쓰시니까 편지도 영어로 쓰셨나 보다고 하면서

편지를 들어 보이는 행복한 얼굴







대본 없는 연극, 아이를 바라보는 어른들이

더 즐거운 산타놀이

슬쩍 치운 간식, 영어 편지 쓰기, 주머니에 선물 넣어놓기


나는 몇 살 때 산타클로스를 알았고 몇 살 때부터 믿지 않게 되었는지

아련한 기억조차 없지만 오늘 손녀와 즐기는 산타놀이에서

성가정의 평화와 사랑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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