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당신만 그런 게 아니란 거다. 모두가 정확한 이유가 없는 일로 장시간 아파한다. 심지어 우울이나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라면, 그 탓을 자신에게 돌린다.
'내가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 말을 해서 떠난 게 아닐까.'
'처음부터 만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과연 당신이 원하는 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당신은 옳은 방향대로 잘할 수 있을까?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나올 수 있을까? 오늘은 인간관계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1. 모두가 진정한 친구 1명쯤은 있진 않다.
드라마나 주위를 보면 꼭 솔메이트가 한 명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환상이다. 진짜 있다고 해도 나 자신과 완전하게 동일시해 줄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가까운 관계라도 적당한 선을 지키는 것이 관계를 유지하는 길이다. 당신이 힘들 때 바로 달려와 줄 사람, 당신의 아픔에 100% 자신의 일처럼 공감하고 한동안 같이 울어줄 사람, 당신의 성공이나 성취에 자신이 이룬 것 같이 날마다 기뻐서 날뛰는 사람은 없다. 그것은 나 자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짜 친구라면 적당한 거리를 두고도 오랜만에 만났을 때 허물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다. 다 알면서도 친구가 알아서 말을 먼저 꺼내주길 기다리는 사람이다. 여건이 되지 않아서 당장 부탁을 들어주지 못해도 마음으로 응원하고 진심으로 잘되기를 바라주는 사람이다. 진짜 솔메이트는 소울이 연결되면 오히려 위험하다. 사람은 각자가 제대로 서 있어야 한 명이 기대면 버텨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더 기대겠다고 중심을 놓으면 언제 어느 쪽으로 기울지 모른다.
그리고 친구의 형태가 꼭 동성의 비슷한 나이대일 필요는 없다. 제일 친한 친구가 남편이 되기도 하고, 나보다 나이가 한참 많은 동기일 수도 있고, 가족 중에 한 사람일 수도 있다. 사람보다 말없이 그저 곁에 와서 앉아있는 반려견이나 반려묘가 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왜 나는 진정한 친구 하나 없지, 인생을 잘못 살았나, 하지 말고 세상에 속지 마라. 당신은 충분히 잘 살았고 잘 살고 있다.
2. 모두와 잘 지내는 사람은 없다.
너무 잘 알아서 쓰기도 미안한 말이다.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만 이 땅에 가득하다면 당신이 밖을 나설 수나 있겠는가. 나는 가끔 내 부끄러운 내 행동이 누군가에게 어떻게 비칠지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모르는 사람 앞이라면 오히려 부담되지 않는다. 그 모르는 사람에게 마저 잘 보이고 싶다면 문제가 되겠지만은. 아무튼 당신은 왜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잠깐 스친 사람에게라도 좋은 향기를 남기고 내리고 싶어 하는가. 아무 소용없다. 잠깐 스치는 관계는 신경 쓰지 마라. 당신 옆에 주기적으로 정기적으로 마주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써라. 그리고 그것도 너무 잘 지내려고 애쓰지 마라. 당신이 어떻게 행동하든지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은 당신을 좋아한다(그 반대는 말 안 해도 알겠지).
3. 타인의 표정에 예민하지 마라.
공감을 너무 잘해서 탈이다. 그건 공감이 아니라 피해의식이다. 상사가 오늘 기분이 좋지 않은데 날 보고 한숨을 쉬었다고 해서 그 원인이 왜 본인이라고 생각을 할까. 엄마가 오늘 일진이 사납다고 말한 게 왜 나 때문이라고 착각을 할까. 친구가 오늘 문자에 답장하지 않는다고, 또는 전화에서 목소리가 별로인데 왜 나 때문이라고 생각할까. 다 나와는 상관이 없다. 궁금하면 물어봐라. '혹시 오늘 기분 어때?, 내가 ~게 행동해서 불편한 거 있었어?'라고. 모르면 물어보면 되는데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부터 자동적으로 사고한다. 내가 잘못했다면, 분명히 말해줄 것이다. 기분 안 좋은 사람 앞에서 적당히 피해 주는 건 괜찮지만 일부러 기분을 좋게 해 주려고 노력하지도 마라. 그 사람의 감정은 그의 것이니까.
4. 손절, 이별을 당했다고 인생이 끝났다고 착각하지 마라.
관계가 끊어지는 이유는 그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누구의 잘못이라도 탓할 게 아니라, 관계의 시간이 다 되어서 정리가 된 것이다. 한 사람이 실수를 반복한다고 해도 상대가 이해하거나 수용하면 관계는 끊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 관계를 끊기도 하고, 회복해 보거나 접점을 찾으려고 대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나는 관계를 쉽게 끊기보다는 회복하기 위한 대화를 시도하기를(상대에게도 기회를 주기를) 바란다.
'나는 네가 ~ 이런 행동을 할 때마다, 속상하고 서운해. 근데 너와 관계를 잘 유지하고 자주 웃고 싶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우리가 서로 배려해서 중간쯤에서 만나는 건 어때?'
라고 말이다.
너무 한 사람이 오래 참다 보면 가만히 손을 놓게 된다. 둘 관계를 먼지처럼 방치하거나 거슬리는 게 싫어서 확실하게 끊는다. 둘 다 아프다. 관계가 끊기면 모두가 몸의 일부가 떨어져 나간 것처럼 아프다. 그 과정이 어떠하든지 아프다. 상대가 덜 아프게 이별을 통보했다면 좋았겠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이 최선이었다. 이제 당신이 할 일은 마지막 매듭을 예쁘게 풀어주는 일이다. 상대를 온전히 놓아주는 일이다. 큰 결정을 한 상대를 자유롭게 보내주는 일이다. 당신도 이 관계에 너무 목매지 않고 새로운 관계를 기대하는 일이다. 이별을 통해 뭔가를 배워 다음 관계에서는 실수하지 않는 것이다.
관계가 끊어졌다고 해서 당신의 인생이 끝난 것이 아니며, 혼자의 잘못이라고 자책하거나 죄책감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 상대는 당신을 충분히 이해해 줄 것이고 새로운 관계 속에서 치유될 것이다. 우리 같이 마지막 매듭을 풀자. 그리고 자유로워지자.
5. 당신은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가.
관계에 목매는 사람들의 특징은 혼자 있지를 못한다. 내적 동기가 잘 생기지 않아 누군가가 떠밀어주길 바란다. 그러나 당신은 스스로도 잘 해내는 사람이다. 관계에 매이지 말고 잠시 혼자 있는 기간을 가져보자. 그 기간 동안 자신을 돌아보고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 써보자. 나 먼저 말해보겠다.
'나는 운동을 좋아하고 신체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푼다. 동작 기억이 좋아서 남들보다 빠르게 배우는 편이다. 나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과 다른 나라나 사람들에 대해 알아가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해외여행을 좋아해서 1년에 한 번은 꼭 나가고 싶다. 국내에서도 새로운 장소에 가보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얘기하는 것이 두렵지 않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에도 포비아가 없다. 나는 글을 쓰길 좋아하고 특히 도움이 되는 내용을 쓰고 싶다. 나는 직업의 프라이드가 높고 앞으로도 언어치료사로 일하고 싶다. 나는 공기를 쐬거나 자연에 안겨있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누군가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때 행복을 느낀다. 나는 성취감, 공헌감을 중요시 여기고 인정욕구가 충족되면 기쁘다. 사람을 좋아하지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예의를 지켜주는 관계를 좋아한다. 나는 체중관리를 중요시 여기지만 치아바타나 깜빠뉴, 바게트 같은 담백한 빵을 좋아한다. 단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당신이 이제 알려줘라. 당신은 무슨 색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먹는 걸 좋아하는지, 누구와 함께 있는 걸 편해하는지,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무엇인지 그냥 끄적여보라. 그리고 진짜 좋아하는 것 몇 개를 남겨 놓고 자신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보라. 당신이 뭘 좋아하고 뭘 잘하든지 그것은 당신 자체로 존중받을 일이다. 이제는 상대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하는 시간을 줄이고 당신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늘리자. 그리고 당신이 잘하는 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도록 하자.
6. 운동을 하자 (?)
운동이 갑자기 왜 나오냐면, 운동은 인간관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우선 운동은 뇌의 혈액순환을 돕고 기분 좋은 호르몬을 분비하게 해서 뭐든 해낼 것 같은 용기를 준다. 운동을 하면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게 되고 서로를 격려하게 된다. 모두가 몸을 고통스럽게 하지만 모두가 웃는다. 당신이 잘하는 운동(유산소나 웨이트나 장력 등)을 알기 위해서는 해보는 수밖에 없다. 하나씩 관심 있는 것들을 해보고 주 3회 이상, 30분씩, 2달 이상 지속하자. 새로운 뇌신경망이 생길 것이다. 또한 급속한 노화를 막고 앞으로의 건강을 지켜줄 것이다. 사람을 찾으러 다니는 시간에 차라리 뛰러 나가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