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하고 있잖아.

충분한 당신을 위한 응원

by 안전기지민

내가 요즘 하는 말이다. 오늘은 두 가지만.

"꽤 괜찮아."

"그래도 하고 있잖아."


나는 어릴 때부터 혼자 있는 시간이 길었다. 주변의 모든 것이 불안이고 위험이었다. 세상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가난과 부모라는 테두리는 나를 놔주지 않았다. 그러다 나이가 먹어가면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생겼다. 해볼 수 있는 것들은 다 해보고 싶은 심보가 생겨났다. 그동안 못하고 살았던 모든 것들을 해보고 싶어졌다. 그러던 과정 중에 공황장애라는 문턱이 나를 붙잡았다. 가긴 어딜 가, 하면서. 나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공황장애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1. 프레임을 버리기

내가 공황장애라고 생각하는 순간, 모든 것들이 공황장애로 인해 불가능해 보였다. 안 되는 이유를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도전하는 일이 두려워졌다. 두려움은 또 다른 두려움을 불러왔고 눈덩이처럼 커져 결국에는 경계선을 만들고 그 안을 나가지 않게 되었다. 부수는 작업은 내가 만든 틀을 내가 깨는 것이었다. 나는 더 이상 공황장애라는 단어를 쓰지 않기로 했다. 나는 우울, 불면, 불안, 염려, 걱정 같은 단어들을 모두 쓰레기통에 던졌고 그것들은 처리장으로 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 길이 없다.


2. 지난 과거도 의미로 남기기

내게 피해를 준 사람, 상황이 분명 있지만 이미 지났고 그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내게 발생한 모든 것들이 그만한 이유가 있었고 그 과거를 통해 나는 배웠다. 실수하지 않고 더 나아갈 방향의 키를 잡았다. 과거에 용서하지 못한 그 모든 것을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더 잘하지 못했던 나도 이해하기로 했다. '꽤 괜찮았어. 그때의 나도.'라고 말했다. 과거의 나는 어렸거나 힘이 없거나 돈이 없거나 용기가 없었을 수 있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으니까 그랬겠다. 참 그럴 수 있었겠다.'라고 말하며 힘없고 주눅 들어 작았던 나를 지금의 내가 가만히 안아주었다.


3. 꽤 괜찮아, 그럴 수 있어, 그래도 하고 있잖아.

나는 운동을 하지만 잘하지는 못하고 육아를 하지만 잘하진 못한다. 지금도 허둥지둥하며 실수할 때가 많고 몸으로 때우다 보니 항상 피곤하다. 정답이 있겠지만 내가 알아도 못 따라갈 수 있다. 정답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진짜 좋은 것은 '유연함'이다. 바닥에서 자야 할 때, 바닥에서 잘 수도 있고, 잔소리를 굳이 들어야 할 때, 잠시 참을 수 있고, 하기 싫은 일이라도 철면피 깔고 괜찮을 척해도 금방 회복하는 '유연성' 말이다. '회복탄력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상처를 받은 과거에 매여 있지 않고 지금을 인식하는 능력 또한 중요하다. 지금의 내가 좀 별로라도 괜찮다고 말해주자. 그래도 살아 있잖아. 나아가려고 노력하잖아.


4. 넘치고 과해도 괜찮은 감사

감사에는 정도가 없다. 칭찬에는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감사해도 상대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 상대도 아마 속으로는 좋아하면서 하지 마라고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비언어적 요소다. 표정과 태도에서 진심이 묻어나는 감사를 자주 표현하자. 지금 불평할 상황이라도 '나중에는 이 일이 결국 더 좋은 일로 가는 디딤돌이 될지도 몰라. 오히려 감사해야지.'라고 말하자. 나는 병원에 내원했는데 핸드폰을 하며 약간의 비웃는 태도를 취하는 원무과 간호사에게 마음이 상한 적 있다. 진료비에 대해 질문을 했는데 희죽이며 내 질문 자체를 귀찮아하는 듯이 대답을 했다. 그것은 내 해석이며 그녀는 그냥 그런 사람이다. 프런트에서 핸드폰 게임을 하고 있는 직원이 문제일까, 내가 낸 진료비에 대해 질문을 하는 내가 문제일까. 그녀의 태도의 문제도 있지만 그 태도에 기분 나빠하기보다 확실히 내가 궁금한 것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얻는 것만이 내가 할 일이다. 내 궁금증만 해결되면 될 일이지, 상대의 태도에 기분 나빠하며 곱씹는 것은 내 문제가 된다. 그 병원에 다녀와서 기분이 안 좋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오래 마음에 두지 않는다. 스치는 누군가에게 특별히 머무는 마음을 두지 말자.


나는 괜찮다.

나는 이미 잘하고 있다.

힘든 일이 있어도 언제든 좋은 일이 올 수 있다. 상황이나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해석하는 나에게 주도권이 있다. 어떤 일이라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일 수 있다.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은 나의 습관을 거스르는 힘든 일이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다. 순간적으로 욱하는 반응보다 감사하다, 감사하다 하면서 좋은 방향으로 이끌자. 나는 마음에 여유가 있고 넉넉하고 부유한 사람이다. 상대를 사랑으로 크게 품어 줄 수 있는 넓은 사람이다. 상황에 휘청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힘이 있는 사람이다. 오늘 하루 주어진 것들에 넘치게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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