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지민 Oct 07. 2024

언어치료사가 알려주는 읽기 처방

왜 책을 읽어야 하나요?

 혹시 책 좋아하세요? 


 지적인 질문이다. 지적이라는 게 우리에겐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은데. 그만큼 이질적인 질문이라는거다. 영화 좋아하는 것보다 책을 좋아한다는 게 진입장벽이 더 높게 느껴진다. 나는 어릴 때 난독증이 의심이 될 만큼 읽는 속도와 이해하는 속도가 느렸다. 그러나 30대 중반인 지금은 활자를 봐야 마음이 편할 정도로 책을 꼭 가지고 다닌다. 지금부터 당신에게 책, 아니 활자 또는 문자를 읽는 행위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얘기해보겠다. 당신이 읽기에 익숙해지도록 도와주겠다. 당신이 책을 읽으러 서점이나 도서관에 방문하도록 설득해보겠다. 


1.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기

 도파민 중독이 아닌 사람 손들어보자.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는 짧은 동영상에 익숙해졌다. 한국인인 우리는 짧은 요약이 아니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동영상에 노출되면 비디오증후군처럼 빠른 화면 전환에 익숙해져 멈춰져 있는 문자에 집중하기 어렵다. 영상 노출이 그만큼 뇌에 큰 영향을 미친다. 어린 자녀가 있다면 동영상 시청보다는 책이나 놀이에 더 흥미를 느끼도록 도와야 청소년기 때에 집중력과 독해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솔직하게 물어보자. 1시간 동안 SNS나 유튜브를 시청했을 때와 독서했을 때 언제 더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이 되는가? 나는 인스타그램을 보고 나서 아, 정말 유익하다, 라고 느낀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당신이 마케팅을 위한 목적으로 SNS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끊어보길 추천한다.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날 뿐더러 남과 비교도 하지 않으니 자존감도 향상될 것이다. 당신의 주의력을 빼았아 가는 짧은 영상 노출에 더이상 시간을 주지 말라. 


2. 스트레스 감소 - 명상 효과

 당신은 불안한 편인가? 매일이 평안하고 온전하다고 느끼는가? 아마 약간의 불안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것이다. 명상을 하면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자존감이 올라가는 기분을 느낄 것이다. 시간을 내어 독서를 한다면 자신을 챙기는 듯한 기분이 든다.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며 여유롭다는 기분이 든다. 꽤 오랜 시간 앉아 있어야 하니 긴장된 자세로 독서하지 말고 편한 자세로 읽어 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명상을 처음 시작하듯이 5분 정도만 읽고 책을 덮어도 된다. 그리고 점차 시간을 늘려가자. 당신을 위한 선물로 하루에 단 10분 독서를 주자.


3. 정보 습득의 기회

 네이버 검색창이나 유튜브에서 요약된 정보들이 무조건 맞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달라지기도 하고 출처가 불분명하다. 네이버와 유튜브도 결국엔 책에서 정보를 얻는다. 정보가 가공되기 전의 원물 상태는 책인 것이다. 당신이 정보를 얻는 자가 아니라 전달하는 자가 될 수 있다. 정확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사람들의 생각이 2차적으로 부가된 동영상을 보기보다 책에서 정보를 얻길 바란다. 그게 가장 빠르고 정확하다.


4. 몰입 - 러닝하이 효과

 달리기를 지속하면 힘들기 보다 쾌감이 느껴지는 '러닝하이' 순간이 온다. 책을 깊이 있게 읽다보면 주변 환경이 신경쓰이지 않는 몰입의 순간이 온다. 뒤에 내용이 궁금해서 문자를 읽어나가는 행위를 멈출 수 없다. 책을 덮으면 뒤에 내용이 궁금해서 얼른 펴보고 싶다. 소설이라면 그럴 가능성이 더 높다. 인문학이라도 더 유익한 내용이 다음 챕터에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당신은 일을 할 때 몰입을 경험하고 극도의 행복을 느끼는가? 몰입을 경험하면 행복 호르몬이 분비되며 이 장소에 나만 있는 기분을 느낀다. SNS가 줄 수 없는 아드레날린과 세로토닌이다. 


5. 인간적 호감도 상승

 외국을 여행하면서 지하철을 탔는데 대부분의 승객들이 책을 읽고 있는 장면을 본 적이 있는가? 아, 여기가 선진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 지하에서 데이터가 터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나는 베트남 여행을 할 때, 많은 인종이 섞인 전차 안에서 서양인들만 책을 읽는 모습을 보았다. 한국인이라면 대부분이 책이 무거워서 배낭에 넣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의 책은 재질이 거칠고 한국 책보다 가벼운 경우가 많다. 그 여행객들이 책을 읽고 한 꼭지를 접어서 읽은 부분까지 표시를 해놓는 것을 보며 지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옆에 앉은 사람이 인스타그램을 빠른 속도로 드래그하고 있거나 게임을 하고 있었다면 그 행동을 본받고 싶진 않을 것이다. 그것은 나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싶다면 얇은 책을 가방에 넣고 다니는 습관을 가지자. 그리고 이동할 때마다, 기다릴 때마다 꺼내 읽는 습관을 가지자.


6. 책은 책을 낳는다.

 한권만 읽은 사람은 위험하다. 한가지 지식만 알기 때문이다. 책을 한권 읽는 것은 사실 불과하다. 다음 책을 읽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불안'과 관련된 책을 읽었다면 비슷한 심리학 책을 찾아 볼 것이다. 무슨 책을 어떻게 찾냐고? 관심사에 대한 책을 읽는다면 비슷한 키워드(스트레스, 강박, 공황장애 등)를 떠올리게 된다. 여행에 관한 책을 읽는다면 그 나라와 관련된 다른 책을 찾아볼 것이다. 만일 소설에 빠졌다면 그 소설 작가가 쓴 다른 시리즈를 다 찾아볼 것이다. 책을 한권 읽는다면 연쇄효과로 다음 책을 찾게 된다. 그것은 직접 경험해보면 안다. 


 오늘은 독서를 가까이 해야하는 이유, 유익들에 대해 나눠보았다. 나는 서른살 즈음부터 책에 빠져들었다. 한 날에는 소설에 빠지기도 하고, 어느 날엔 경제학, 주식에 관한 책에 관심이 생기기도 하고 운동과 식단에 대한 정보를 담은 책에도 빠지기도 했다. 늘 주제가 바뀌지만 스테디하게 가장 관심있는 분야는 심리학과 인문학이다. 성향마다 각기 다른 분야에 대한 책을 선호할 것이다. 나는 당신이 단지 읽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읽는 행위를 즐기고 떠나지 않기를 바란다. 당신을 소중히 여기고 챙기기 위해서 말이다. 

이전 01화 언어치료사가 알려주는 처방 시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