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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전문가가 되기 위한 첫걸음


나는 국내 최고의 구매전문가가 되겠다는 부푼 꿈을 가지고 입사했다. 중소기업이었지만 내가 구매업무를 할 수 있음에 감사했고, 나를 채용해 준 것에 대해 감사했다. 그리고 이 회사에서 임원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하자며 다짐을 했다.


내가 입사 후 처음으로 받은 업무는 원료 구매 업무였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원료도 있지만 해외에서 생산되는 원료도 있기 때문에 해외와 메일을 주고받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영문학과를 전공해서 그런지 영어로 된 글을 보았을 때 크게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국내, 해외 원료 구매를 했다. 내가 적응을 잘하는 것처럼 보였는지 팀에서는 내게 완제품 구매와 부자재 구매 업무를 추가로 주었다. 뿐만 아니라 부사장님이 우리 팀으로 오시더니 중국 현지 공장과의 수출입업무를 구매팀에서 담당하라고 하셨는데 그 업무까지 내가 하게 되었다.


"원료 구매, 부자재 구매, 완제품 구매, 수출입 업무"


신입인 내게 기회가 많이 주어졌음은 그만큼 나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구매전문가로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과부하에 걸렸고 1년 선배에게 업무를 조금만 가져갈 수 있는지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1년 선배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내가 지금까지 군말 없이 업무를 받아온 것에 대한 후회가 밀려왔다. 나는 누구도 나를 도와줄 수 없음을 깨달았다.  스스로 어떻게 해서든지 이 상황을 극복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결국 내가 하던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주지 않고 스스로 해내기 시작했다. 업무 시간에 최선을 다해서 일했다.


일을 하면서 실무적인 부분 외에 이론적으로 보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국제공인 구매 전문가 자격증(CPSM)을 취득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구매에는 여러 자격증이 있으나 가장 권위 있는 자격증은 CPSM이다. 구매 실무 3년 이상의 경력이 있어야 하며 3가지 시험에 합격해야 했다. 나는 매주 토요일에 현장 강의를 들으러 왕복으로 약 3시간 소요되는 거리를 왔다 갔다 했다. 그리고 평일에는 퇴근 후 독서실에 가서 밤 11시 30분~12시까지 공부를 했다. 그렇게 4개월을 공부해서 나는 3가지 시험에 모두 합격하였고 CPSM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다. 4개월이라는 시간이 짧을 수도 있지만 나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했고 후회 없이 공부하여 취득할 수 있었다.


내게 구매란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답하겠다.


"구매란 공급업체의 우수한 경쟁력을 구매하여 우리 회사의 경쟁력으로 만들고 향상시키는 일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구매 실무자들에게 구매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각자의 생각이 모두 있을 것이며 답변이 모두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여러 구매서적을 읽고 CPSM을 취득하며 배운 점은 위와 같았다.


나는 첫 회사에서 약 4년을 다녔고 CPSM을 보유한 상태에서 업계 TOP4에 드는 회사로 이직을 하였다. 국내 최고의 구매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업계 최고의 구매전문가가 돼야 하는데 그렇게 되려면 그만큼 유명하고 큰 회사에서 일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부푼 꿈을 가지고 이직한 회사에 첫 출근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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