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기록
데이 근무가 끝나고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오면서
엄마아.
하고 외쳤다. 엄마가 집에 없는 줄 알면서도 그랬다. 마음이 허전했던 하루였던 지라 나도 모르게 엄마를 불렀다. 27년 간 수도 없이 불러온 엄마인데, 엄마라는 단어가 나를 편안하게 해 준다는 걸 그날 처음 알았다. 그렇게 엄마를 두어 번 부르며 헛헛한 마음을 채웠다.
지금껏 나 스스로를 꽤나 씩씩하고 독립적인 사람이라 생각하며 무엇이든 나 혼자 힘으로 다 해낼 수 있다고 자신하며 살아왔는데, 이제와 그날 같이 헛헛한 하루 끝에는 엄마를 부르지 않고는 못 배기겠더라.
내가 과연 엄마 아빠를 떠나 엄마가 되어 내 아이가 헛헛한 날, 내 아이가 내게 기댈 수 있도록 씩씩하고 튼튼한 마음으로 언제나 그 자리에서 여전한 모습으로 변함없이, 바로 우리 엄마와 아빠가 내게 그래 온 것처럼 잘 해낼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엄마를 불렀다.
그날은 연거푸 코드블루가 뜨며 고비를 넘기던 그 아가가 조금만 더 힘냈으면 좋겠다며 기도했는데 결국 마지막 고비가 아가를 넘기며 저 엄마 곁을 떠난 날이었다.
/ 간호사 김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