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고야 Apr 21. 2024

필리핀 자유무역 경제특구 수빅(Subic) 여행

여행을 참 좋아합니다

이번에는 필리핀에 오래 살면서도 멀다는 이유로 아직 가보지 못했던 수빅으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마닐라 북쪽에 위치한 수빅은 미해군에 의해 개발되어 사용된 해군기지였으며, 한국에서 항공 직항 편이 운행되고 있는 클락지역은 미공군에 의해 개발되어 사용된 공군기지였다. 수빅은 1991년 미군 철수 이후 자유무역 경제특구로 지정이 된 후 현재까지 관리되고 있는데 필리핀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수빅에는 주빅 사파리, 오션 어드벤처, 해양 놀이공원(Inflatable Island), 수빅 요트클럽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으며, 수빅만에서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도 있다.

[평화로운 수빅만 해변]

구글맵에서 검색해 보니 거리는 약 230킬로미터, 시간은 약 4시간 18분이 소요된다고 나온다.
아마데오에 살고 계시는 은퇴 노부부 내외분과 손주, 그리고 우리 부부 총 5명이서 아침 8시경에 일찍 출발하여 차에 기름을 만땅 채우고 기분 좋게 달려 나갔다. 일요일이어서인지 다행히 고속도로에도 차가 전혀 막히질 않고 스카이웨이를 지나 마닐라 시내를 관통할 때도 쭉쭉 잘 빠졌다. 드디어 마닐라를 빠져 북부로 향하는 NLEX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휴게소에 들러 아침식사로 준비한 김밥을 먹기로 하였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주문하여 밖에 놓인 자리에 앉아서 김밥을 먹으며 주위를 둘러보니 시설과 환경이 너무 좋아서 필리핀이 아닌 다른 나라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화장실도 아주 깨끗하고 쾌적하게 잘 정비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다. 오가는 사람들의 복장과 표정에서도 뭔가 다름이 느껴지고 여유로움이 보였다. 다시 출발하여 한국의 산야를 연상케 하는 정겨운 시골풍경과 광활한 평야지대를 지나고 도시이름도 익숙한 Mexico, San Fernando, Angeles, Clark을 지나 수빅으로 향하는 새로운 고속도로를 들어섰는데 다니는 차량도 별로 없고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직선도로라서 다소 지루한 기분이 들었다.

드디어 12시가 조금 넘어서 우리의 목적지인 주빅 사파리에 도착하였다.

이곳에는 한국에서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은퇴하신 분이 클락에서 화상영어 및 영어캠프를 운영하시다가 사파리 안에 놀이기구와 5D체험장, 한국매점 등을 계약하고 들어와 살고 계시는데 미 해군이 밀림 속에 건설해 놓은 벙커를 개조하여 게스트룸도 꾸미고 "필리핀 수빅투어"라는 패키지여행을 운영하고 계셨다. 먼저 자연친화적으로 만들어진 숙소에 짐을 풀고 사파리 내에 있는 호랑이, 사자, 악어 등을 구경한 후 아름답게 조성된 빌리지, 브렌트 국제학교, 수빅 골프클럽, 원주민 마을, 박쥐나무를 거쳐 수빅만으로 나갔다. 수빅에서 운전하다 보니 지프니나 트라이시클이 시내로 진입이 불가하기 때문에 교통체증이 전혀 없고 40Km, 60Km 등의 속도제한과 교차로 일단정지 등의 교통규칙이 엄격히 지켜지고 있어서 정말 필리핀이 아닌 딴 세상에 와있는 기분이 들었다.


수빅만을 따라 늘어서 있는 바다 위 호텔을 둘러보고 해질 무렵에 숙소로 돌아와 돼지고기 바비큐로 저녁을 맛있게 먹고 군고구마로 입가심을 한 후 야외침대에 누워 쏟아지는 별구경을 하고 밤 10시경에 긴 하루를 마감했다. 새벽녘에 멀리서 들려오는 호랑이 울음소리, 사자 울음소리, 도마뱀 울음소리, 갖가지 새들의 울음소리에 잠이 깨어 뒤척이다가 6시경에 어쩔 수 없이 기상했다.

[미해군기지 벙커를 활용한 숙소]
[황금박쥐가 나무에 새까많게 매달려 있다 - 어두컴컴한 동굴이 아닌 대낮에 나무에 매달려있으니 넘 신기하다]

닭죽과 옥수수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는 빌리지를 다시 한번 둘러보고 30분 거리에 새로 조성되는 골프장을 갔다가 다시 시내로 돌아와 로컬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맛있게 하고는 집을 향해 출발했다. 돌아오는 길은 마침 월요일 퇴근시간이 맞물려 마닐라 시내에서 엄청 고생을 했다. 게다가 내비 길안내가 잘못되어 엉뚱한 길을 들어서 헤매고 다니다가 예전에 몇 번 다녀봤던 도로를 만나 SLEX 고속도로를 타고 무사히 돌아오게 되었다.


SLEX와 NLEX를 바로 연결하는 외곽도로가 있으면 굳이 복잡한 마닐라 시내를 통과하지 않아도 될 텐데 왜 이 나라 정치인들은 그런데 신경을 안 쓸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다.

이전 05화 필리핀 바탕가스 해변마을 라이야(Laiya) 여행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