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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고야 Apr 14. 2024

필리핀 명문 가문 빌라 에스쿠데로를 다녀오다

여행을 참 좋아합니다

이번에는 필리핀에 살면서 우리 집 주변 수많은 관광지 중에서도 아직 가보지 않은 빌라에스쿠데로(Villa Escudero)라는 곳을 가 보기로 하였다.


빌라 에스쿠데로는 말 그대로 에스쿠데로라는 필리핀의 유명한 장군의 집이다. 넓은 대지의 집에 아름다운 자연 조경을 꾸미고 장군이 세계 각국을 여행하면서 수집한 다양한 수집품들로 박물관을 만들었으며, 리조트 곳곳을 다양한 소품과 전시물들로 꾸며놓은 아름다운 관광지이다.

이곳에는 에스쿠데로라는 귀족가문의 대저택과 농장이 있는데 이 농장은 1872년에 Don Placido Escudero와 그의 아내 Dona Claudia Marasigan가 만들었다고 하며 처음에는 사탕수수 농장으로 시작이 되었으며 그 후 1900년대 초 그의 아들이 코코넛 농사를 시작하여 많은 부를 쌓았다고 한다.


현재 빌라 에스쿠데로 농장은 총 대지 면적이 415헥타르, 약 125만 평이 넘는다고 하는데 1980년대에 땅의 일부를 관광용으로 만들어서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빌라 에스쿠데로는 라구나 (Laguna) 지역의 산 파블로시(San Pablo City)에 위치해 있는데 구글맵 내비를 켜서 검색해 보니 우리 집에서부터 거리는 약 64킬로미터 시간으로는 약 2시간 37분이 소요된다고 나온다.


Carmona 톨게이트를 통과하여 SLEX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리다가 Calamba를 지나고 바탕가스로 향하는 Star Tollway라는 새로운 고속도로에 들어서고 계속 달리다가 Tanauan Exit로 빠져나갔다.


끝이 없는 길이 이어지고 중간중간 정체구간을 몇 개 지나치고 맥도널드에서 커피를 사들고 조금 더 가니 드디어 빌라에스쿠데로로 들어가는 게이트가 나온다. 여기부터가 전부 에스쿠데로 가문의 땅인가 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물이 웰컴센터(Welcome Center)인데 이곳에서 데이투어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데이투어 입장료는 1인당 1,450페소이며 여기에는 박물관 관람, 카라바오 마차 탑승, 수영장, 대나무뗏목 타기 체험, 점심식사 가격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 티켓은 필요할 때마다 제시해야 하니 잃어버리지 않도록 잘 보관해야 한다. 또한 이 나라는 노인들을 우대하는 제도가 잘 정착되어 있어서 만 60세 이상 시니어들은 30% 정도 할인을 해 주었다.

먼저 박물관을 둘러보기로 했다.

파란 하늘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핑크빛 건물이 눈에 확 들어온다. 역시 필리피노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입구에서 박물관 입장 티켓을 제시하고 무거운 소지품을 맡긴 후 박물관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에는 에스쿠데로 가문이 그동안 모은 수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가톨릭 관련 유물부터 시작하여 수십 종의 석고와 동상들, 스페인 식민시대로부터 유래된 각종 역사유물들, 중국 페르시아 등 세계 각국의 도자기와 식기들, 선사시대와 청동기 시대의 유물들, 고대 문명의 실제 미라와 미라 발굴 과정을 형상화한 모습들, 세계 각국의 동전들(우리나라 동전도 하나 있음), 세계 각국의 전통의상과 결혼 예복들, 세계 각국의 무기들과 2차 대전 당시의 무기들, 각종 곤충과 동물들의 박제들 등등...


각종 전시품이나 소품들이 인류사 박물관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희귀하고 인류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물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박물관 앞에는 전쟁 관련 조형물들이 전시되어 있고, 박물관 옆에 있는 핑크색 건물에는 에스쿠데로 가문의 후손들이 살고 있는데 사생활 보호를 위해 일반인은 집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었다.


박물관을 관람한 후 카라바오(Carabao:물소) 마차를 타고 주변 풍경을 감상하면서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데 마차 뒤에서 필리피노 남녀 한쌍이 다소곳이 앉아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준다. 우리 귀에 익숙한 "아낙(Anak)"이란 노래와 "Take me home country road"란 올드팝송을 부르는데 노래는 영 별로이다. 그냥 시골길을 소달구지 타고 가며 구수한 노래를 듣는 낭만을 느끼라는 취지인 것 같은데 관광객들로부터 억지로 팁을 받아내려는 수작임이 뻔하다. ㅋㅋㅋ

마차를 한동안 타고 가다 보면 또 다른 건물이 보이는데 마차가 멈추는 곳에서 우측으로 가면 바로 라바신 폭포(Labasin Waterfall)가 나온다. 이곳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폭포인데 빌라 에스쿠데로의 또 다른 재미요소인 폭포 식당이다. 폭포 앞으로 흐르는 20cm 깊이의 물 위에 식탁이 놓여 있으며 폭포를 배경으로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즐기는 뷔페식 필리핀 전통음식은 독특하고 기억에 남는다.

식사를 마치고 왼쪽에 있는 건물로 가보니 이곳은 매주 금, 토, 일요일 및 공휴일에 필리핀 전통공연을 하는 곳이며 간단한 차와 음료도 마실 수 있는 곳이었다. 건물 옆에는 라바신 강(Labasin Lake)이 흐르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대나무 뗏목을 탈 수 있다. 뗏목을 타는 것은 무료이지만 2인 1조로 직접 노를 저어 운전을 해야 한다. 구명조끼를 입고 잔잔한 강 위에서 한적한 주위의 풍경을 느끼면서 천천히 흘러가는 것도 여유로운 삶의 일부가 될 것이다. 낚싯대와 미끼를 미리 준비해 오면 뗏목을 타고 나가서 낚시를 할 수도 있는데 멀리 나가면 엄청 큰 물고기도 낚을 수 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ㅎㅎ)

라바신 강 옆에는 넓고 큰 수영장이 있다.

어린이 풀장 및 안마탕, 대형 풀장, 샤워장 등이 관리가 잘 되어 있어서 젊은이들과 가족단위 이용객들이 많이 보였다. 수영장 옆으로는 대나무로 만들어진 아주 운치 있고 낭만적인 숙박시설인 Bamboo Villa가 있다. 숙소내부는 복층으로 되어있으며 바닥과 난간 등 거의 모든 것이 대나무로 지어져 있다.

데이투어가 아쉬운 분들은 1박을 하며 여유롭게 시설을 이용하는 것도 힐링을 하는 좋은 방법이 되겠다.


빌라 에스쿠데로 이용시간 : 08:00 ~ 17:00

빌라 에스쿠데로 홈페이지 : http://www.villaescude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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