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모텔청소 쉬는 날을 이용하여 자라섬 꽃축제를 다녀왔다. 예쁜 꽃으로 장식된 다리를 지나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끊고 들어가니 드넓게 펼쳐진 백일홍 꽃정원이 가장 먼저 반겨주었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을 맞으며 꽃길을 걸어가는 발걸음이 상쾌했다. 수많은 단체 관광객들과 병아리 같은 어린이집 원생들이 재잘거리며 줄을 지어 이동하는데 모두가 즐거운 표정들이다. 코로나 시절엔 절대 볼 수 없었던 광경에 마음이 포근해진다. 이제 완벽하게 되찾은 일상의 자유로움이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이번 10월 중에 강원도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를 검색해 보니 각 지역마다 다채로운 행사를 주최하여 관람객들을 끌어들이고 있었다. 횡성 한우축제, 정선 아리랑제, 양양 송이연어축제, 인제 가을꽃축제, 홍천 인삼한우명품축제, 속초 설악문화제, 고성 통일명태축제, 영월 김삿갓문화제, 횡성 안흥찐빵축제, 철원 오대쌀축제, 강릉 누들축제, 원주 치악산고구마축제, 강릉 커피축제 등 수많은 축제가 열리고 있는데 일부는 종료된 행사도 있고 일부는 10월 말까지도 운영되는 행사도 있었다.
그런데 아직 운영되고 있는 행사지역은 춘천에서 너무 멀어서 갔다 오기가 힘들 것 같아 어디를 갈까 고민하던 와중에 예전에 경춘국도를 지나오다가 자라섬 꽃축제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는 것을 본 기억이 났다.
경기도 가평에 있는 자라섬에서는 해마다 봄과 가을에 꽃축제를 여는데 가평은 경기도와 강원도 경계에 위치해 있어 춘천에서 그리 멀지도 않고 자동차로 약 20~3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다. 검색해 보니 9월 14일부터 10월 13일까지 한 달간 열린다고 하여 다녀오기로 하였다.
도착해 보니 가평군민은 무료입장이고 외지인은 입장료를 1인당 7,000원씩 받고 있는데 입장권을 제시하면 5,000원짜리 가평사랑 상품권이라는 지역화폐로 교환해 주어 행사장 내에 있는 농산물 특판장이나 음료 및 스낵 매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결국 순수 입장료는 2,000원인 셈이니 저렴한 편이라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었다. 얼마 전에 가보았던 동두천의 일본마을은 아무 볼거리가 없는데도 1인당 2만 원의 입장료를 받는 것과는 너무나 비교가 되었다. (이런 건 좀 본받으면 안 될까???)
각양각색의 울긋불긋한 꽃들을 보고 있자니 이 가을을 그냥 보내기가 너무 아쉬웠다. 약 1시간 정도 천천히 걸으며 따스한 햇살과 신선한 공기를 가슴 깊숙이 들이마시면서 가을을 만끽하였다. 자라나루 카페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한잔씩 들고 나와 그늘진 벤치에 앉아서 오고 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니 저마다 행복한 표정으로 가을을 느끼고 있었다.
내친김에 얼마 전에 자라섬 안에 완공된 출렁다리에도 가보았다. 맑디 맑은 개울물을 가로질러 놓여있는 출렁다리가 시원하게 펼쳐져있는데 파란 하늘의 하얀 구름과 어우러져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몸과 마음이 풍성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