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어느 센가 나는 눈치를 보는 사람이 되었다.
정확히는 지금에 와서
'나는 눈치를 보는 사람'이라고 인정하게 되었다.
어쩌면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눈치라는 것이 좋게 보면 상대방을 배려한다고 하지만
나쁘게 보면 '나'를 배려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 눈치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 익숙해지면 문제는 달라진다.
행동 하나하나 주저하게 되고
없던 많은 생각들이 괴롭힌다.
나는 왜 눈치라는 걸 보는 걸까.
결국엔 불편함을 편안함으로 속이는 건 아닌지.
앞으로 나는 이 익숙함을 벗어나기 위해
또다시 '나'에게 눈치를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