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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얀 Apr 24. 2024

1장. 사막 여우의 죽음

제 1막. 여행을 떠나는 어른 왕자


밝고 경쾌한 BGM에서 단조 분위기의 BGM으로 전환되어 한동안 새드한 분위기의 BGM이 이어지다 막이 열린다.


막이 열리면 앓아 누워있는 사막여우를 끌어안고
어른이 된 왕자가 통곡하고 있다.
어른 왕자는 귀여움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배는 나왔고, 나이는 좀 들었다.




어른왕자 : 흑흑흑…… 왜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언젠가 소멸을 맞이하는 거지, 흑흑흑 내 사랑

하는 여우야,


사막여우 : (죽어가는 목소리로) 우리가 여기서 함께한 지 벌써 몇 년 정도 됐지?


어른왕자 : 흑흑흑….. 모…모르겠어.. 흑흑흑… 나 원래 동안이쟎아..  


사막여우 : (순간 정색하며) 너 지금 몇살이냐?


어른왕자 : (갑자기 울음 그치며) 나? 나 …. 저 백조자리가 스무 바퀴쯤 돌았으니까 스물 아홉?


사막여우 : (급당황해하며) … 우.. 우리 어른 왕자… 이… 이제 안 어리네…


어른왕자 : (사막 여우의 말에 기분이 상한듯 잠깐 사막 여우의 눈치를 보다가 순간 사막 여우의

목을 초크 자세로 심하게 껴안아 조르며) 어흐흐흐흑…. 여우야……. 우리 여우야………….

이제 너 … 죽으면 무슨 재미로 살아가니…. 흑흑흑흑 ..


사막여우 : 켁켁켁켁……. (왕자의 팔을 치며) 와..왕…자야… 그..그만.. 이러다 진짜 무대에서 죽겠어


어른왕자 : (조르던 팔을 풀어내곤 다시 사막 여우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굉장히 부담스러워하며

무서워하는 사막여우)

여우야, 너가 지금 비록 이렇게 늙고 병들어 못나지고, 얼굴엔 검버섯에 주름도 자글자글하고, 누가봐도 실제 나이가 스물 다섯이라고 믿을 수 없는 모양이 되어버려 이제 곧 무지개 다리를 건너가겠지만 난 평생 너의 아름다운 모습을 기억하고 살아갈꺼야 어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사막여우의 열받은 표정을 뒤로하고 또 대성통곡하는 왕자)


사막여우 : 
(열 받아서 잠시 벌떨 일어나 엎드려 통곡하는 왕자를 때리려하다가 이내 뒷목을 잡고 다시 눕는다)


어….. 으…..와…오왕자야… 이제 정말 나 갈때가 된 것 같아 ….


어른왕자 : 여…. 여우야!! (쏜살 같이 달려와 다시 여우를 품에 안는다)


사막여우 : 자…. 이제 마지막 유언을 할꺼야. 잘 새겨들어주길 바래


어른왕자 : (여우를 끌어안은 채 다시 또 대성통곡하는 왕자, 그런 왕자가 계속 부담스러운 여우,

심지어 콧물, 침물, 눈물이 막 튀어 얼굴을 계속 닦아낸다) 흑흑흑흑흑흑……


사막여우 : (왕자의 울음 소리가 잦아들면 이제 마지막 대사를 치려 호흡을 하고 대사를 치려고

하면 또 갑자기 우는 왕자, 왕자의 울음 소리가 잦아 들어 다시 대사를 치려 타이밍을

보는데 또 우는 왕자… 이걸 세번 정도 반복한다. 빡친 여우 왕자 뺨을 때려버린다)

야, 이 색히야 나 좀 죽자. 쫌. (얼굴에 튄 눈물콧물침물을 닦는 시늉하며) 아주 세수를 하

겠어 그냥!! 아우….


어른왕자 : (맞은 뺨을 어루만지면서 황망해하는 왕자) 너…. 너…… 아프다매….


사막여우 : (눈치를 좀 보다가 다시 끙끙 소리를 내며 쓰러진다) 아이구구구….. 나 … 이제 진짜 간

다. 왕자야 이제… 너도 그만 집착하고…. 이 행성을 떠나 다른 짝을 찾아나서보렴… 나

처럼 귀엽고 예쁜 여우를 다시 또 만나긴 힘들겠지만 … 암튼 너 키우느라 힘들었다.

우리 다음 생엔 만나지 말자….. (죽는다)


어른왕자 : 크어어어어엉……….. (사막 여우의 얼굴을 비비고, 뺨을 부비고, 가슴에 품고 하는데 죽

은 여우 눈감은채 굉장히 난처해한다) 여…. 여우야…… !!!!!


(큰 소리로 통곡하며 조명 페이드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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