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8
행복이란
오늘 같은 하루
봄이 시작되는 날에 공원을 걷다가
벤치에 누워 하늘을 보았다가
새로 나온 기분 좋은 노래를 듣다가
거미가 내 가방에 집 짓는 것 보다가
흙냄새가 어떤지 맡아보다가
네잎클로버 찾다가
하늘에 뜬 비행기들 소리
내가 요리했는데 맛있는 음식
한 입 한 입 소중히 비우고
글을 쓰러 카페에 간다
먹을 때마다 슈크림 라테는 왜 이렇게 맛있는지
나는 이런 하루를 살고 싶었을 뿐인데
그러려면
그냥 이런 하루를 살았으면 됐는데
이 하루를 얻으려면
좋은 직장, 두둑한 통장이 있어야 하는 줄 알고.
완벽히 행복한 하루를 보내며 내가 여태 무엇을 쫓았던 건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직장, 좋은 집, 두둑한 통장이 저를 행복하게 해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것만 쫓았던 시절은 이런 아름다운 하루하루가 있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행복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고 있다면, 지금 쫓는 것이 행복을 가져다줄 거라고 생각한다면 엄청난 오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