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잠들기 전에 Apr 30. 2024

모든 게 너무 싫은 날에는

누구나 살다 보면 자신과 모든 것이 싫어지는 때가 반드시 온다. 다들 합격했던 자격증 시험에서 떨어졌을 때라든지 하던 일들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라든지 친구와 싸웠을 때라든지 어쩌면 그냥 싫은 날들이 생긴다. 나는 우울증에 걸렸을 때 그냥 싫었던 날들이 싫지 않았던 날들보다 너무나도 많았었다. 그럴 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도 있지만 때로는 무언가를 하면서 잊는 것이 내겐 좋은 방법이었다.



싫은 날에 아무것도 안 하다 보면 생각의 꼬리를 매번 물어서 내가 얼마나 형편없는 사람인지 지금이 상황이 잘못되었다는 것에 대한 자각만 들뿐 전혀 기분이 나아지는 적은 드물었기 때문에 가볍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작품이나 영화들을 보는 것이 내겐 확실히 나은 선택이었다. 나는 그런 날이 되면 봤었던 ‘오렌지 카운티’라는 영화를 내가 너무 싫은 날에 한 번쯤은 보는 걸 추천한다.        


  

오렌지 카운티 포스터     


   

오렌지 카운티는 캘리폴리아주 오렌지 카운티에 사는 션이 좋아하는 작가가 있는 대학에 입학신청서를 넣었는데 담당교사의 착각으로 다른 학생과 성적표가 바꿔서 합격할 수 있는 대학에 떨어지면서 그 대학에 가기 위해 일어난 일들을 그린 영화이다.


단순히 나온 지 오래된 코미디영화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 션의 성장과 꿈을 볼 수 있으며 오렌지 카운티라는 곳에서 그가 보고 느꼈던 감정들이 만들어내는 정신적 성숙을 통해 그가 완성한 그만의 이야기를 통해 느꼈던 많은 감정들이 교차했던 거 같았기 때문인지 우울해지는 날이면 자주 찾아보게 된다.     



지금 보면 오래된 작품이다 보니까 화질이나 영상미가 부족하게 느껴지지만 아무 생각 없이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생각 없이 보기에 딱 적절한 작품이다. 게다가 오래된 영화다 보니까 값도 싼 편이며 무료로 공개되어있는 곳들도 많기에 쉽게 접할 수 있으니 한 번쯤은 보는 걸 추천 한다.



내가 싫어지는 날에는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내 잘못이 아니니까 괜찮아.’와 같은 잘못된 합리화로 정신승리를 하는 것보다는 안 봤던 영화나 미뤄놨었던 책을 읽으면서 마음의 양식을 쌓는 것이 내 우울함을 잠시나마 잊는 데에 더 도움이 되었다. 영화나 책이 아니라도 볼 수 있는 만화나 웹툰 웹드라마 등 슬프고 우울한 우리를 잠깐 잊을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나는 안 된다고 여겼던, 내가 마냥 싫기만 우울한 날들을 잠시 잊기 위해 가벼운 웃음이라도 지어보자.



살면서 누구나 다 넘어지고 힘든 일이 도저히 안 풀리는 날들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그 때 좌절하면서 절망감에 내 자신을 썩히면서 감정이 상할 바에는 좋아하는 일들이 없지는 않을 것이기에 앞서 말했던 영화나 가벼운 운동, 먹는거라도 좋으니까 그 때만큼은 자신을 미워하면서 책망하지 말고 오늘은 정말로 힘들고 우울한 날이었기에 나를 싫어하기보다는 날 위한 사소한 행복을 그려보는 게 어떨까?        

작가의 이전글 나는 나 너는 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