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는 앙금

죽음 앞

by 친절한 곰님

근무하는 지역 내 시설 요양시설 입소자 중 한 분이 돌아가셨다. 시설의 원장님은 고인은 평소 연락되는 가족이 없다고 하셨고 무연고 장례 절차에 대하여 문의 주셨다. 해당 건은 상급기관의 담당자와 연결해 드리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되어 있던 그 분의 관련 기록을 조회하다가 단절된 아들의 연락처가 기록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아버지의 죽음을 알려드렸다. 아들은 아버지의 장례를 치뤄드릴 생각이 없으니 알아서 하라는 차가운 답변을 했다. 약간의 망설임이 전혀 없는 단호한 그의 답변에 알겠다고 하고 무연고 장례 절차대로 진행되었다.


일주일 정도 시간이 흘렀다. 그 아들이 전화를 걸어서 사망신고는 어떻게 되느냐고 문의를 한다. 시청에서 직권으로 사망신고를 할 예정인데 먼저 들어온 순서대로 처리하느라 일주일 넘게 시간이 걸릴 거라는 답변을 한다. 그랬더니 본인이 직접 사망신고를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다음날 그 아들은 아버지의 사망신고를 했다.


아버지의 기록을 빨리 지워버리고 싶었던 것일까. 죽음 앞에서도 풀리지 않는 아버지와 아들 간 앙금은 어떤 것 있을까. 하나 뿐인 그 아들에게 아버지의 금융기관 통장 정리 등 사망 이후에 해야 하는 일에 대해 간단히 안내해드린다. 얼마나 남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들은 아버지의 통장을 정리하면서 생긴 돈으로 무엇을 할까.


고인은 마지막 순간에 아들을 생각했을까. 아들에게 편지라도 한 장 남겼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머릿속에는 온통 물음표가 남는다.


타인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잊어버리면 그만이지만 '그들은 왜?' 라는 생각이 자꾸 머릿속에 맴돈다.


죽은 자도 말이 없고, 산 자도 말이 없다. 하지만 산 자는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일은 아닐까 생각한다.


나처럼 말이 없고 생각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는 업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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