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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대할망을 기리며

눈 내리는 겨울, 돌문화공원 산책

by 후추 Jan 2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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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겨울날의 정적 속에서 돌문화공원에 서서 한라산의 웅장한 자태를 마주했습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송이들이 마치 설문대할망의 이야기를 속삭이는 듯했습니다. 거대한 신화가 살아 숨쉬는 공원에서 나는 설문대할망과 오백 장군 신화에 잠겼습니다. 죽을 끓이다 생을 마감한 설문대할망과 그 슬픔을 못 이기고 바위가 되어버린 아들들의 이야기가 한라산의 능선을 타고 흐르는 듯했습니다. 한라산의 완만한 능선과 자태는 자식들을 품에 안은 어머니의 따스한 품처럼 느껴졌습니다. 


여신을 기리기 위한 제단 위에 소복이 쌓인 눈은 설문대할망의 포근한 솜이불 같았고, 하늘연못에 비친 오름의 실루엣은 한 폭의 수묵화처럼 고요했습니다. 


돌박물관의 수석들은 자연이 빚어낸 완벽한 예술품이었습니다. 인위적인 가공 없이도 오름을 닮은 곡선과 형태는 제주의 원시적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한동안 말없이 수석을 바라보며 깊은 평화를 느꼈습니다. 


특별전시장 <여섯 개의 섬>에서 만난 작품들은 제주의 숨결을 담고 있었습니다. 푸른 바다와 바람에 춤추는 억새, 그리고 고요히 서 있는 오름까지 바늘이 지나간 자리마다 제주의 자연이 숨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나는 깨달았습니다. 자연은 대지 위의 생물들에게 완벽한 안식처이자, 끝없는 영감의 원천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곧 나올 제품도 그런 자연스러움을 담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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