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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물이 Apr 07. 2024

내 기분은 내가 정해

학교에도 봄이 오는가


몸도 마음도 추었던 3월,


낯선 도시

낯선 학교

낯선 교실

낯선 사람들


왜 학교는 유독 더욱 춥게 느껴지는 걸까?


싱숭생숭, 어리바리, 쭈뼛쭈뼛


모든 게 익숙한 사람들 속에서

나만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


우리 가정에서만 평화롭게 지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학교라는 거친 바닷속에 풍덩 빠져

마구마구 헤엄쳐서 겨우 육지로 나온 느낌이다.


모르는 게 너무나도 많지만,

뭐 하나 물어보려고 해도 쉽지 않다.

그래, 6년 간의 휴직이 길기도 했지.


어느새 나도 젊은 나이가 아니기에

푸릇푸릇 싱그럽고 천진난만하게

동료교사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도 어울리지 않는다.


나와 나이도 엇비슷한 부장선생님한테 이것저것

물어보고 배우는 일이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하... 사회생활이 쉽진 않네...

돈 벌기  쉽지 않네...



그래도 3월을 잘 버텨냈다.

나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다.


3월.

몇 번의 추위와 따뜻함이 번갈아 오더니,

4월.

이제는 정말 봄이 온 듯하다.


오지 않을 것 같은 4월이 어느새 나에게 다가왔다.


학교에서 볼 수 있는 봄 풍경이 정말 반갑다.

주중에는 교문 안, 학교 울타리 안에서만 봄을 느낄 수 있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봄 꽃들이 얼굴을 내민다.



아침부터 우리 반 귀염둥이가

벚꽃송이를 주어와 나에게 내민다.


아이의 손바닥 위에서

그리고 그 마음에서 핑크핑크한 봄이 가득하다.

그 마음이 예쁘고 따뜻해서 아침부터

내 마음도 활짝 피었다.


생각해 보면

내가 추웠던 3월 한 달을 잘 버틸 수 있었던 건

우리 반 아이들 때문인 것 같다.



선생님 예뻐요.

선생님 착해요.

선생님 똑똑해요.

선생님 보고 싶었어요.



고마워.

매해 너희 같은 아이들만 만날 수 있다면

정년퇴직 할 때까지 선생님의 길을 걸어도 좋을 것 같다.


내가 우리 반 아이들에게 소개한 문장이 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내 기분은 내가 정해.

  오늘의 나는 '행복'으로 할래.



매일매일 출근길에 생각한다.

오늘의 나도 '행복'으로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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