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랏! 생각보다 할 만하네...'
6년 만에 복직한 학교 생활도,
처음 해보는 주말 부부생활도,
아이들의 1학년 학교 생활도,
그냥저냥 큰 문제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분명 그랬다.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4월이 되니 슬슬
학교 생활에 현타가 오기 시작했다.
딱히 큰 문제가 생긴 건 아니다.
학교에 오니 나의 신경은 온통
부정적인 것들에 꽂힌다.
웃고 즐거워할 일 보다 인상을 찌푸릴 일들이 많다.
역시나 집에서도 통제가 안 되는 금쪽이가
우리 반에 없을 리가 없었다.
4월이 되니 그들은 슬슬 본색을 드러낸다.
그 친구들의 말, 행동을 지적하고 혼내고 또 반복하고...
내 마음도 피폐해져 간다.
부정적인 감정들만 가득하다.
그렇다고 나는 그들을 그냥 둘 성격도 못된다.
장점도 많은 친구들인데,
자신도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들에 가려
그 빛을 반짝이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분명 본인들이 가장 괴롭고 힘들 것이다.
내가 그 아이들을 우리 반에서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나도, 그 아이들도 하루하루 쉽지 않은 시간들이다.
우리 반 대다수의 스스로 잘하고 있는 예쁜 아이들을
바라봐주고 칭찬해 줄 여유가 없다.
그게 미안하다.
고맙게도 우리 반 아이들은
유독 나를 좋아해 주고 사랑 표현을 많이 해준다.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들이다.
내 마음에 여유가 없어
그 친구들의 사랑을 온전히 받아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
내일 학교에 가면 그 아이들에게
조금 더 많이 웃어줘야지...
삶에 대한 만족감, 편안함, 행복, 여유, 사랑...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을
지금 이 삶에서 누릴 수 있을까?
점점 고민이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