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강해 보이려 해도 티가 난다.

지쳤고 피곤하지만 이겨 내자

by 감자돌이
아무리 강해 보이려 해도 티가 난다.

잠시 돌아온 현재 이야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10년이 더 지났다.

최근 들어 난 제대로 된 치료를 시작하고 있다. 말이 제대로 된 치료지, 내가 가진 정신건강의 병은 쉽다 생각하면 쉽고 어렵다 하면 어려운. 생각하기 나름인 그런 문제데 난 왜 이리 어렵게만 생각할까 스스로 바보 같고 한심하다 느낀다.

감히 내가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대다수의 마음의 병을 치료하셨던 분들이 마음의 병은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하신 거 보면 정답은 어쩌면 스스로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이 굴레에 갇혀버린 날 누군가가 강제로 끄집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면 안 되는 거 알지만, 한없이 나약하고 이기적인 생각인 거 알지만, 난 이제는 너무 지치고 힘들다 보니 나보다 더 넓은 사람이 나타나 나의 걱정을 다 흡수해 가길 바랐다.


단어가 치료라서 거창해 보이지 실상은 나를 사랑하고 신뢰하면 끝나는 것이다.

그와 가족을 너무나도 사랑해 버렸기에, 나를 잊어버릴 정도로 사랑했었기에, 어딘가로 사라져 버린 주체, 나를 찾는 게 이렇게 힘들지 몰랐다. 끊임없이 물어봤다.

왜 난 나를 안 사랑할까?
왜 타인이 날 부러워하고 사랑하는데 정작 난 왜 나를 안 사랑할까?
왜 난 만족을 그리고 안주를 못하는 걸까?
왜 난 나를 안 믿는 건가?
나는 어디 갔는가?
난 무엇을 위해 사는가?

이렇게 의식이 흘렀다. 아직 답을 못한 질문들이 많다.

저 모든 질문들에 답을 하는 순간 언제 아팠냐는 듯 마음이 편안해질 것이다.


픈걸 고등학생 때부터 인지했다고 하나, 아직껏 아무도 정확히 나의 정도를 모른다. 심지어 나마저도 모른다. 어쩔 땐 다 나은 것 같이 느껴질 때도 있고 어쩔 땐 진짜 나쁜 마음과 생각을 먹은 적도 있다. 어느 날은 도저히 무서워서 밖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가고 며칠간 방에만 갇혀있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10년이 지났다고 하나 나의 하나뿐인 아버지와 약속한 것과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을 하며 만들어진 나의 모습. 이 두 모습이 끔찍하게도 약속에 목매는 그러니깐 타인에게 피해를 안 끼치려고 노력하는 모습과, 이걸 노력하면 할수록 결국은 내가 아파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모습과 상충되기 때문이다.

무한의 굴레이다. 어느 아들이 쉽사리 결정을 할 수 있다 말인가. 피해를 안 주기 위해서 더 괜찮은 척, 밝은 척하면 심각해지는 병. 너무 어렵다.


어쩜 어머니말대로 약속을 포기하면 되는 것이었다.

녀가 허락하면 다 되는 게 아닐까. 난 어쩜 그녀들로부터 사랑한다라는 말을 듣고팟을것이다.


내가 타인과의 전화나 혼자 녹음, 실시간 위치추적 즉 무엇인가로부터 내가 기록하지 않고 감시받지 않고,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의존 없이 못 나가게 될 줄은 몰랐다. 어도 이 상태까지 방관을 하면 안 됐다. 어머니는 그전까지는 믿지 않으시다가 저번 달부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셨다. 누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조금씩 걱정했던 문제가 터졌다고 언제나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달라고 했다.


조금의 현재 상황을 끄적인 후 다시 과거.

글을 적고 있는 지금, 정말 신기한 사실을 최근 들어 알게 되었다. 끔 동창들을 만나서 놀 때가 있다. 친한 친구들은 내가 마음의 병이 생긴 걸 알기에, 나의 밝았던 옛날 모습을 되찾아주고자 날 아끼는 마음에 놀자고들 연락이 온다. 그럴 때마다 나의 어둠을 그들에게 줄까 나가는 게 꺼려진다.

암튼 내가 고등학교 때 나름 마음의 병과 불안함을 숨겼다고 생각했다. 최소한 남들에게 티는 내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친구들이 말하는 과거의 나는 달랐다고 한다. 고1, 2, 3을 다 같이 보낸 친구들이 말하기를, 공황장애, 불안장애, 강박증 행동이 엄청 많았다고 한다. 시간단위로 짜는 계획, 매번 주위 물건을 정리하고 행과 열 구조를 맞추는 것, 틀린 문제나 행동 그리고 확인을 여러 번 하는 반복행위, 그보다도 입에서는 밝음을 말하고 있지만 얼굴엔 근심과 어둠이 가득했다고 했다.

친구들도 저렇게 느꼈는데, 날 키워준 스승님과 선생님들은 얼마나 훤히 보였을까. 들 날 얼마나 보이지 않게 도와주셨을까.


서론이 길었지만 저번화에 이어 글을 써보면,

피시방을 간다고 게임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난 게임을 하다가 중간중간에 공부 관련된 사이트를 들어가 보며 구경했다. 론 그래봤자 공부하는 시간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 근데 나한테 시간의 속도는 달랐다. 매번 1분이 되게 길게 느껴졌다. 생각하는 속도가 빠른걸 수도 있고, 다르게 말하면 시간을 늘릴 수 있었다. 운동을 하며 20km/h로 은 더 빨리 달리는 연습을 하다 보니 10초 30초 1분이 상당히 길게 느껴졌다. 전속력으로 1분을 뛰어보면 1초 하나하나, 한 발걸음 하나하나 엄청 길게 느껴지니깐.

그래서 남들이 여러 생각을 할 때 난 더 많은 생각과 변수 문제를 풀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 능력? 재능? 이 같은 시간 공부하더라도 효율성을 상당히 많이 올려주었지만 훗날 지금의 날 아프게 한 능력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몇십 배로 걱정과 근심에 빠져버리기 때문이다. 고통스럽다.


인터넷은 다양한 장소였다.

수만휘, 오르비, ebs, 카페 등등. 잘하는 애들은 이렇게 각하고 공부를 하는구나. 좋은 습관은 배우고 내가 가지고 있는 나쁜 습관은 멀리하려 했다.

세상엔 괴물들이 많구나.
더 노력해야겠다.
나도 더 열심히 해서 나만의 공부방법을 만들고 수능 칠 때 자랑스럽게 티비에 나와야겠다 싶었다.

찾으면서 필요한 자료들은 메일로 송부를 하며 출력을 하였고, 다양한 풀이기법과 출제 경향, 그리고 모르는 지식들은 검색을 했다. 개인 노트북도 없고 태블릿도 없고 폰도 없었으니 피시방에 가서 줄곧 게임을 하며 나름 공부를 하였다. 수능을 치고 스스로 평가해 봤을 때, 저런 습관들이 나를 발전시키는데 영향을 준 건 사실이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어찌 보면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하는 걸 수도 저찌보면 자만일 수도 있는 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난 멀티플레이에 능숙했다. 롤이란 게임을 하면서 죽는 시간엔 수학문제를 풀고 영어 듣기를 했다. 지금 하라면 절대 못 할 일이지만 그땐 웃으면서 되게 가볍다는 듯이 했었다. 그렇지만 이건 과거일 뿐이다.


글을 더 쓰고 싶지만, 이 이야기는 다음에 할까 한다. 한 문장만을 남겨두어야겠다.

이 병에서 못 헤어져 나오는 이유 중 한 개는, 과거의 그 높았던 영광과 전성기를 어느 순간 약속에 미쳐서 스스로를 잃어버려 뇌전증에 걸려 다시는 못 누리기 때문이다. 즉, 남 탓의 시작이었다.

스스로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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