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엄마 아버지 자식새끼
바람이 차갑다는 걸 창에서 감지한다. 솜털 같은 구름이 빠르게 이동한다. 체육공원은 규모가 작은 데다 건강이 약한 분들이 대다수 모임처럼 삼삼오오 기운 없는 호흡을 밖으로 뿜어낸다. 그래서 이곳보다는 산책하기 좋게 훨씬 공기가 맑은 포레나쪽을 태양이가 먼저 인지하고 길을 틀게 한다. 다리가 아파서 눈이 무거운 표정을 지은 아이에게 개모차를 태웠다. 꼬리를 흔들 힘은 남았네. 이쁘고 예쁘고 소중한 보물 사랑으로만 똘똘 뭉쳐진 재롱둥이다.
이 아기가 낼은 내 품에 안겨 가서 수술대에 오른다. 그러면 나는 또 눈이 퉁퉁 붓게 흐를 것 같아서 오늘 사랑의 기운을 태양이에게 준다.
입원하면 일주일 안 가보려고 한다. 승리 때는 오전 오후 밤이 늦어도 일주일 꼬박 보러 다녔지만 아이가 흔들리지 않도록 강하게 이겨내라고 이번엔 서로 가보지 말자고 일단 말은 나왔지만 모르겠다. 설령 이 말을 우린 지킬 수 있게 될는지.
아기는 참아낸 찐 노랑 소변을 패드에 본다. 꿈틀대고 일어나 패드에 다리를 접질려가면서 생리현상의 실수를 범하지 않는다.
아야야 아야야 고쳐줄게 말해주면 입술을 핥아 준다. 동식물은 우리와 말이 다르다. 외국어를 우리가 못 알아듣듯이 그러나 이 영어란 타국의 말보다 쉬운 게 반려가족과의 소통 언어다. 우리네도 그렇지만 이 애들이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다음번엔 양말을 신을 것까지 미리 알고 있다.
태양이도 아프면 일반인 환자와 같다. 태양이도 위로의 말을 알아듣는다. 그래서 아야야를 안 아프게 해준다는 말에 뽀뽀 세례를 하는 것이다.
환자를 두고서 마음이 아픈 이에게 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말을 꼭 준다. 사주 상담을 하는 직업에 돈을 목적으로 하는 이는 손님을 돈으로 환산하고 20분이란 시계 분침을 맞춰놓는다.
나는 아니다. 정년 퇴임하신 선생님도 이직에 대해서 고민 갖고 오시며 나이와 상관없이 연애사로 오신 분이 다반사이지만 정말 성실하신데 힘들어 오신 고객한테는 나는 팁을 하나 꼭 더 드린다. 이분들은 상담료를 깎자는 말씀도 없거니와 누구나의 사주에는 좋은 달이 서 너달 꼭 있기 마련이기에 나는 해당하는 그달에 색연필로 표시를 해준다.
색연필은 희망의 색이다.
내가 칠해준 색에서 희망의 미소를 지으시고 안도하시는 모습에서 나는 행복을 느끼며 느낀 행복을 도로 이 고객에게 안아주면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다.
우리 강쥐 태양이가 개모차에 탔는데 눈이 또랑또랑해진다. 낼 울 수 있기 때문에 오늘 미리 웃어주는 것이다.
또 작은 구름은 바람이 밀어서 왼쪽으로 흐른다. 고통은 염려이지만 치료될 수 있다는 긍정적 사고방식은 병을 반 낫게 해줄 수 있다.
* 오늘 글을 발행하기 전 먼저 떠오른 것이 있기에 - 글을 쓰는 이들은 모두 글에 미쳐서 글을 짓게 된다. 그러니까 점 하나만 찍어도 좋으니 내가 직접 한 글자라도 써야 글이 된다. 여기에 라이킷을 해야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