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엄마 아버지 자식새끼
요즘 내겐 바쁜 철이 와서 짬이 부족하기에 작가님들 글방도 댓글과 답글을 웬만하면 자정 넘어도 꼭 보내드리려고 한다.
이 시간 때 브런치팀에서 보낸 문자가 있다. ‘양차오웨이’라고 중국인인데 얼마 전까지 한국말로 글을 잘 쓰시던 분이다. 나는 댓글을 한 번쯤 간단하게 올린 적이 있으며 까마득히 잊고 있었는데 메일을 읽어보라길래 열어보니 광고였다. 기타 목적으로 제안했다고 해서 뭔가 하고 열어본 내용인 것이다. 그런데 희한하게 내 메일을 어떻게 쉽게 열어볼 수 있는 것인가.
- 글방도 유의하셔야 되겠더라. -
의아함을 지우고 길을 나서는데 비둘기가 “꾸꾸웅 으 응 하면서” 짖길래 짝짓기 구애소리인가 했더니 아니었다. 길바닥에 떨어진 빵 부스러기를 두 놈이 먹고 있었는데 한 놈이 유난히 배가 불러있었다. 내가 가만히 서서 조금 지켜보니 같이 먹이를 쪼던 아이한테 풍채를 과하게 부풀려 위압을 주고 더 많은 음식을 차지하려던 욕심임을 곧 알아채게 됐다.
구애보다 더 강한 소리였으며 울음이 끝나니 옆에서 차분히 먹던 아이와 거의 같은 모습의 체형으로 뒤뚱뒤뚱 뚱땡이가 아니었다. 욕심을 내기 위한 부풀리기가 빵 부스러기 많이 흘려진 바닥에서 이중성을 떨어트린 것이다.
여중 때는 비둘기가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평화의 상징이라며 우리나라에 소량 도입됐을 것이다. 이때 이영발 멋장이 교장선생님은 비둘기 모이를 매일 주시고 훈화도 얘들을 빗대어서 하셨으며 우린 학교 뺏지 말고도 오른쪽 가슴에 초록색 플라스틱으로 노랑선 비둘기를 큰 동그란 뺏지 하나씩 더 달고 다녔었다.
그러나 지금 외국은 비둘기 모이를 주면 백만 원 벌금을 물게 하는 나라도 있고 우리나라도 공원 등지에서 쌀이나 강냉이 등 먹이를 못 주게 막고 있다. 아예 푯말까지 써놨는데 이놈들은 나무열매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집사들이 냥이 밥으로 챙겨논 밥그릇을 탐해 뛰룩뛰룩하다.
자기 밥은 자연에 따로 있는데 냥이 먹이를 탐내는 뛰룩뛰룩 뒤뚱거리는 뚠뚠이들 나무에서 깃들기 바란다. 본래 사람집에서 같이 손타며 놀던 냥이들이 아파트로 전출하면서 버림이 많아지고 자연적으로 개체수가 많아져 탄소량이 과하지 않겠는가 요새 아침은 미세먼지로 눈을 맞은 세상처럼 희뿌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