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볕 드는 쪽에 머무른 향기
눈을 부릅뜨고 글을 보았었다
눈꺼풀을 이마 위로 잡아당겨 놓는
안면거상 수술을 하기로 결정이 난 건
딸내미들의 효도 선물이다
브런치 휴재공지를 알린 날
아침에 아이는 분명히 출근했는데
저녁에 퇴근 후에 종이봉투를 보고
알게 됐다
이런이런 딸내미가 먼저
눈 밑 지방 재배치를 하고 붕대를 감고 왔네
무섭지 않냐
아프지 않았냐
또 혼자 갔다 온 것이냐
이미 쿠팡에서 이마를 가리고
스스로 머리 감기 위한 도구를 사놨더라
허리디스크 시술받을 때도
말없이 시행해서 놀라게 하더니
또 그랬다
수요일 눈 밑에 실밥 풀기 이틀 전
나도 스웨터로 갈아입고 박기사역을
해줄 큰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창가에 진짜 굴뚝새가 포로롱
앉았다가 날아갔다
꼬리 끝에 가오를 잡은 긴 꼬리가
있어서 알아봤을 땐 날아간 순간이다
남동생도 카톡이 왔다
역시 허리디스크 시술복 차림을
사진 보내왔다
나만 알렸나 다들 말이 없었다
환자복은 입지 않고 세안을 다시 하고
안약을 넣은 후
팔에 전신마취 주사를 하는데
바늘을 잘 꽂는 간호사가 놔줬다
딸내미는 손목뼈 쪽에 두 군데나 찔려서
아프다고 했다
마취할 때 작은아이가 알려준 비법
두 잔 분량이어도
소주 주량을 한 병이라고 했다
이마를 깨부수고 가는 소리가 이따금
들렸을 뿐 백내장 하는 기분과 같았다
눈가 살을 집었는데 쑤욱 올라간다
스템플러 몇십 개를 박고
머리에 붕대를 감았다
처방전의 연고는 딸내미랑 같은데
복용약 자체와 투약일 수가 틀리다
마취는 자정까지 갔다
고통이 터진다
수면유도제랑 타이레놀 추가로
지시대로 복용했는데
대상포진 걸린 거랑 통증이 똑같다
고통의 시작이다
* 정수리 근방은 뻣뻣하니 감각이 무디다. 보통은 미용 목적으로 사오십 대에 많이 한단다.
* 굴뚝새 한 번 더 클릭하시면 예쁜 소리 들을 수 있어요. 들어보세요. 작가님들 방엔 제가 두통 감소랑 글이 좀 제대로 보일 때 들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