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볕 드는 쪽에 머무른 향기
토요일 모처럼 만에 볕을 본다
쾌청하다 싶으니 걸려 온 목소리들
우울들이 도망갔다
칩 교체 후 희한하게도 공통된
주제들로 전화기 줄 섰다
내 떡집 옆의 국집에서 기름류랑
깨 갖다가 놓고 팔아요
내가 건강식품 파는데
세 집마다 건너뛰며
누룽지 갖다 놓고 팔아요
상인회장도 머리핀 팔면서
누룽지 백 박스 신청했대요
상도를 벗어난 관계로 인해
핫 대표 열받았다
바람 잘 날 없고 사탕을 잘도
오독오독 씹어먹는 성가대의 그가
이번엔 진짜일까
공원에서 바람 쐬고
찬양대 성가 연습 하러 간다고 한다
청춘 연애도 아닌데
여기저기 기웃대지 말라 했다
마음 준 이가 하나만 만족해서
이별을 고해야겠다길래
툭하면 그러고서 또 만나지 말고
속에 차고 있던 말을
대찬 욕으로 해버리고 매듭을
분명히 지은 후 차단하라고 했는데
이번엔 지켜 질려나
그랬다고 하고서
공원에 앉아있다더니
느닷없이 꺼낸다
제주에선 담달 보디가드 제대로
해준다며 울면서 연락이 왔단다
먼젓번엔 분홍색 두발 염색 값을
오늘은 밥값을 넣어줬다며
콩나물국밥 같이 먹잖다
우글대는 게 또 있다
이어서 하는 말
담달에 아래 지방 문학모임에
같이 가기로 했단다
작가라고 소개하기 위해
글 써주고 이름 붙여주기로
그래서 같은 만남이 되자고
대가로 노래를 분위기 내준다고 한다
갔다 오자마자 담날 바로 제주에서
오! 주여 찾던 이 가이드 받으러 간단다
해괴하다
상도 그리고 예술창작의 표절
글을 대신 써줘서 좋다며
문학모임 숙박하러 간다고 신났다
그들에게 잊으려면 욕을 실컷 해보라며
멍석 깔아줬더니 대찬 욕을 하는데
욕설 앞에선 웃음보 터져가며 한다
싫은 건 차내겠다며
말들은 쉽게 하는데
마음이 안 간다면서
정리를 한다면서
질질 끌려가는 이유는 뭘까
내 글을 남의 이름으로 써준다는
그의 사심은 안경 너머 속이 새까맣다
백석은 사랑이 아니었다고 했는데
김영한은 사랑이었다고 주위에 알렸듯이
모방이란 방해는 어디가 중심일까
* 좌측은 아마릴리스 뿌리
우측은 백합 뿌리
[Web발신]
[SKT] 유심 교체 완료 안내
제목: 유심 교체가 완료되었습니다.
알뿌리도 꽃 이름도 헷갈리는데
잡상인처럼 상도를 어긋 내고
사랑의 진짜도 헷갈린다네
* 제가 눈 수술 관계로 담주는 글방을 찾지 못하게 되어 휴재 공지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