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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아침 사이

(5) 볕 드는 쪽에 머무른 향기

by 블라썸도윤

어둠을 다 살라 먹었다고 별은 생각했다

별의 위에서 태양도 깜깜함을 먹고 있었걸랑

밑동 두꺼운 나무부터 밤을 흡수하고

야행성 여행을 즐긴 미물들은

마음 놓은 별 따라 잠자러 들어갔다


고요를 품고 있던 이슬이

세상을 눈물 세수 시켜줄 때


더위 씻던 태양이 몸을 털면

으슬으슬 아침 맞을 세상은 싸늘하다


태양이 어둠을 집어삼킨 걸 다 토해내야 차돌멩이에 부딪힌 햇살의 따심을

개운한 아침으로 맞게 된다


꿈에서 글밥 지었던 건

쌀쌀한 세상의 개시에서 잃어버렸다


아침의 시작

개문을 하면

밤새 잘 놀았던 미물들이

갖고 놀았던 우주를 설렘으로 꽂아준다


맨 먼저 일터로 가는 자전거는

하이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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