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콩깍지 팥깍지
2년 전에 월미도 놀이터 건너서 개울을 찾았을 때 맹꽁이 그룹과 “맹꽁 맹 꽁 맹 꽁 맹 꽁” 맹꽁이 타령을 하며 자연의 소리에 한 시간은 족히 빠져 있었다.
그때의 내게 온 콩깍지. 여름휴가 극치는 맹꽁이와 말대답하는 자연놀이였다. 나이 듦일까 움직이기 싫다. 덥다고. 에라!맹꽁이랑만 놀다 와야지. 이번주는.
작은 딸내미가 점심 지나서 ‘노인과 바다’ 책을 들고 사무실 문을 열었다. 맹꽁이랑 놀다 오잖다. 문을 잠그고 이른 퇴근이닷. 월미도로 직행.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된 인천 사일로 벽화를 지나니 곧 월미도 종점 도착.
(세계에서 가장 큰 야외 벽화로 표면은 울퉁불퉁하며 100일간 그림 - 원래는 칙칙한 동네였으나 곡물 저장창고 였던 곳을 멋진 책으로 형상화 해놓은 사일로 벽화)
재작년의 휴가철엔 그래도 사람들이 놀이터도 찾고 줄곧 나다녔던 길이 아주 한가했다. 원래 관광지여서 붐비던 길이 앞바다가 눈앞에 바로 트였어도 사람 보기 드물다. 가족 나들이도 없네. 그 이유를 바로 찾았다.
주택규모가 별로 없는 동네인데 굳이 축구장을 이리 크게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다른 장소에서 원정 경기 하라고 해논거 같다.
사람들 발길이 뜸한 많이 기울어진 상권 같던데... 낙후되고 훼손되고...
내가 지켜보던 계곡물이 없어지고 맹꽁이도 사라져 없어졌다니 나는 만 보를 걷고 내 아인 2만 보를 걷고 못 만난 맹꽁이 타령만 하다 집으로 향했다. 딸내미도 기대의 어긋남에 실망이 짐짓 역력했다. 진짜 들어보고 싶다고 했는데.
(월미공원 축구장)
이것이 올해의 여름휴가.
맹꽁이 소린 더 시골스럽고 자연에 아주 친근하니 누군가 “맹” 하면 바로 “꽁”으로 파충류와의 대답 놀이였다. 여기저기 물가의 풀숲에 울리는 놀이인 것을... 둘레길도 엉성하게 해놓고 파손된 경관이 안타까운 속사정이 됐다. 이젠 또다시 안 갈 것이네. 개구리는 장수동 대공원에서 보게 되지만, 맹꽁인 유난히 월미도에서 즐기던 내 동무랑 노는 친근한 놀음이였는데 헛헛함을 가지고 승차했다. 정말 맹꽁이 타령만 했네.
무거운 벽돌을 들고 온 거 같이 맘이 가볍지 않다.
콩깍지만 까러 왔다가 팥깍지를 까고 가네.
이 뭣고! 뭐이래 . 둘레길 같은 이 다린 뭣고
맹꽁이가 어디로 갔는가 맹꽁아 ~~
노코멘트임. 개울이 흐르고 맹꽁이가 울던 외가 뒷뜰 같았던 이곳의 변함
코코넛 빈껍데기 하나가 도로 옆에서 맹꽁이 모양새를 내며 더위를 먹고 있다.
거저 올 수 없어서 하나는 가져온거 매미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