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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K이혜묵 May 06. 2024

먹고살기 위한 몸부림

집수리 아카데미에 입문


퇴직하기 전에 도배, 인테리어 필름학원은 내일 배움 카드를 이용해서 수강을 했다. 주말에 누나와 동생 집을 시험 삼아 실크도배도 보았다. 그리고 32평 아파트에 광폭합지 도배도 해 보았다.

또한 타일학원도 다녀 봤다.

내일 배움 카드는 노동부의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발급받는다. 배우고 싶은 과정 있다면 수강료 중에 정부가 55%를 지원해 주고 개인이 45% 정도를 내면 된다.

그러나 모든 학원이 이렇게 내일 배움 카드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즉, 정부의 직원훈련기관으로 인가를 받지 못한 경우 모든 수강료 지원금은 없다.

의에로 정부 인가를 못 받은 사설 기술학원들이 많다. 

입소문, 유튜브 또는 블로그 등을 통하여 광고를 하는 기술학원들이 많다.

이런 곳은 수강료가 비싼 편이다.


타일학원을 다닐 때 줄눈을 넣는다는 기술자가 한분 있었다. 

그래서 이것도 배우고 싶어 학원을 소개받았다.

줄눈이란 타일과 타일 사이를 말한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줄눈이라 하면 타일사이를 깔끔하게 하는 작업으로 인식되어 있다. 예를 들어 화장실 바닥이 오래되면 줄눈부에 곰파이가 일어나고 누렇게 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곳이 눈에 거슬려 줄눈사이에 백색시멘트를 긁어내고 주제와 경화제 그리고 색깔을 내는 안료를 섞어 금색, 은색 등 다양한 색상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안양에 있는 줄눈학원도 3일 과정에 55만 원을 들여 다녔다. 그런데 마지막 날은 실습현장에 참관 수업인데 약속을 안 지켰다. 그래서 40여만 원을 들여 장비와 자재를 구입하여 친구가 소개해준 구리에 어느 집에 화장실 2칸 바닥을 하고 20만 원을 받은 적이 있다. 이것도 꾸준하게 못하고 아직도 그 자재와 장비는 창고 한편에 잠자고 있다.


나는 욕심이 너무 많은 인간인 모양이다. 

실패한 인간으로 자책을 하면서도 궁금증이 생기면 그것을 풀어야 하는 못된 습관을 갖고 있다.

어느 날 서점에서 인테리어 책을 보다가 집수리 책 한 권이 걸려들었다.

그 이름이 "강철잡"이다. 또 다른 배움을 갈망하게 만든다.

그래서 강철잡아카데미에 문자로 문의를 했더니 3개월을 기다려야 한단다. 

그때라도 교육을 받고 싶으면 바로 계약금부터 입금하라고 한다.

목마른 놈이 우물 파야지 어쩌랴. 일단 입금했다.

왠지 보내고 생각해 보니, 낚시인 것 같은 느낌도 들었는다. 카페나 단톡방에는 앞으로 4개월간 까지 예약이 끝났다는 문구가 자주 보였다. 


드디어 교육날이 다가와 참석을 했다. 예약한 11명 수강생이 그간에 취소 없이 모두 참여했다. 

멀리 창원, 구미 그리고 대구에서 아들을 데리고 온 아버지 등 사연들도 많아 속았다는 기분은 사라졌다.




평소에 듣도 보도 못한 배관교육부터 시작한다. 

아마도 선생님이 가장 잘한다고 생각한 것인지 돈 벌기 좋아서 그러는 건지 모르겠다.

이때까지만 해도 배관은 그냥 연결하면 되는 거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배관이 무섭다.

왜냐고 물 세면 아래층에 모든 보상을 다 해 주어야 한다.

배관은 한마디로 100% 완벽을 요한다. 누수는 절대 존재하면 안 되는 작업이다. 

짧은 시간에 수박 겉할기로 지나간다.

에이콘, 메타폴, 엑셀, 동관, 백관 그리고 주름관 도무지 뭐가 뭔지 모르겠다.

각종 밸브들도 샘플로 설명해 준다. 이해가 안 가는 부분 때문에 머리 깨지고 있습니다)

같이 수강받고 있는 옆 짝꿍은 금방 조립을 한다. 나는 헤갈린다.

결국 집에서 복습을 해 보려고 묶음으로 조립된 관을 1만 원에 구입하여 집에 가져왔다. 

이 조립품도 연습 없이 일 년째 발코니에서 잠자고 있다.





다들 열심히 배우고 실습한다.

내 머리에는 잘 안 들어온다. 다른 사람들 보다 항상 늦는다. 

4일간의 교육과정 중에서 제대로 실습해 본 것이 없는 것 같다. 번개처럼 지나가서 이다.

그래도 잊지 않으려고 쌤의 말씀을 적고 사진 찍었다.

집에 돌아와서는 조만간에 잊어버릴 것 같아 블로그를 썼다.


싱크대 수전을 분해 후 조립할 때는 군대에서 수없이 했던 M16 분해 조립이 생각납니다.          

다른 수강생들은 왜 이렇게 잘하지?



화장실 변기 테두리에 백시멘트를 버무려 발라 본다.


보일러 공기  빼기, 실리콘 쏘기, 방충망 교체, 문 열쇠 달기, 1구 스위치, 2구 스위치 달기 그리고 천정에서 새로운 전선 잡아당기는 방법 등 100여 가지를 단기간에 배웠다.


쌤이 말씀하셨다. 

첫날 수업 때 물어보면 대부분 창업에 관심이 없다가 했다가 교육을 다 듣고 종료될 쯤이면 모두들 창업하겠다고 손든다고 한다.


무엇이든 배울 때는 알 것 같은데 시간 지나면 헤갈린다. 

이렇게 이야기했는지 저렇게 이야기했는지 무언가 주의 사항을 들었는데 반대로 행동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래서 수첩에 한 알 한 알 적어 왔다.


과연 이것을 돈벌어 먹고 살수 있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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