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동네마다 매미우는 소리로 여름을 알리는 7월
고마운 구름이 해님을 만나
잠깐의 무더위를 시원하게 만들어 준 특별한 날
그 특별한 날 속 나무 밑 그늘
한 남자가 핸드폰을 손에 꽉 쥔 채 우두커니 서있다
" 띠링 "
" 오빠 어디야~? "
이제는 말도 편하게 하는 사이가 돼버린 그녀.
오늘은 그녀에게 고백하는 날이다
어떤 말로 그녀에게 고백을 할지 수도 없이 생각했다
하지만 도혁이 과거의 배움으로 느낀 건
생각보다는 행동이 나를 움직이게 한다는 거
멘트는 떠오르지 않았어도 그녀와 약속을 잡고
오늘을 만들어냈다
" 나 여기 분수대 옆에 있는 나무밑에 있어! "
" 웅 금방 갈게!! "
멀리서 그녀가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말로 고백을 할지 급하게 다시 떠올려보지만
이미 늦을걸 깨달은 도혁은 멋쩍게 손을 흔들었다
" 오빠~!!!! "
" 미안 많이 기다렸지? "
" 아니야 나도 방금 왔어 "
" 구래? 다행이다!! 오늘 날씨 진짜 좋아! 우리 뭐 할까? "
" 어.... "
남자에 시원찮은 반응에 걱정스레 그녀가 물었다
" 왜 그래 오빠? 무슨 일 있어? "
" 아니.. 무슨 일 있는 건 아니고... "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드려고 한건 아니지만
긴장한 얼굴을 하고 있자니 그녀도 되려 진지해졌다
진지한 분위기를 풀어보려 생각해 봤지만
그보다 고백을 하는 게 우선일 것 같아 도혁이 입을 뗐다
" 나 할 말 있어 "
" 응? 뭔데? "
" 우리... "
" 아니 일단 저기 벤치에 가서 좀 앉을까? "
" 뭐야.. 이상하네 "
상황을 진지하게 만들고 싶진 않았다
도혁이 생각했던 건 웃으며 만나 웃으며 고백하는 거였는데
역시 생각을 백 번 해도 상황은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매미가 울지 않아 그나마 조용하고
그늘이 잘 드는 벤치에 앉아있는 두 커플이 보인다
" 있잖아... "
" 응? 뭔데... "
" 우리... "
" 아 빨리 말해!! "
그때의 가슴떨림은 아마 경험해보지 않았으면
알지 못할 것이다
번지점프? 우습다
이건 뭐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말 거는 것도 비교가 안 됐다
그래도 해야만 했다
심호흡을 한번 강하게 하고 도혁이 입을 열었다
" 나랑 연애 한번 해볼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