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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눈에 비친 "계엄령"

by 하랑

며칠 전 계엄령 선포로 전국이 들썩였다. 역사 교과서에서만 보던 계엄령이 현실에서 선포되다니 수많은 사람들이 놀랄 만한 일이었다.


학원도 똑같았다. 유튜브를 통해서 우리 아이들도 생생하게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의 일을 겪었다. 시험이 코앞이지만 불안함에 뜬 눈으로 새벽을 지새운 아이들도 많았다.


그렇다면 아이들 눈에 비친 계엄령은 어땠을까?




제 미래는요?


두려움을 느낀 아이들의 대다수는 자신의 미래가 없어질까 봐 무서웠다고 한다. 심지어 다음 주는 올해의 마지막 기말고사가 몰려 있는 한 주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기말고사 준비에 매달리느라 새벽까지 공부하며 하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놀고 싶은 것을 참고 있다.


계엄령이 내리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될까 봐 두려웠다고 한다. 이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찌릿했다. 어른들이 아이들의 미래를 위협하는 현실이 가슴 아팠다.


역사 공부 할래요!


'계엄령'이라는 말에 호기심을 품는 아이들도 많았다. 그게 무엇인지,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등 오히려 역사 공부에 대한 학구열을 불태우는 아이들도 있었다.


처음으로 뉴스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들 한다. 투표권을 가진 어른으로서 사회를 구성하게 될 자신의 모습을 기대하는 아이들이었다.


학교 안 가도 되나요?


'학교 안 가도 되는 줄 알았어요!'라는 천진한 아이들도 있었다. 대체로 중등부처럼 어린아이들이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통통 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난다.


기대와 달리 학교에는 가게 되었지만 "계엄령"이라는 것이 없어져서 좋다며 해맑게 웃는 아이들이었다.




자신의 미래와 꿈을 위해 지금을 희생하는 아이들이 많다.

학업에 열중하며 놀고 싶은 마음을 꾹꾹 참아가며, 자고 싶은 마음을 꾹꾹 참아가며,

성실하고 예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의 꿈과 미래가 빼앗기는 현실이 절대 오지 말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드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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