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름을 떨치려 우데이스의 이름을 빌린 오딧세이아의 이야기를 아니 제 발로 살아가기 위해 눈을 찌른 오이디푸스의 이야기를 아니 죽을 수도 살 수도 없어 전멸되어버린 햄릿의 이야기를 아니 현실을 믿을 수 없게 각자의 삶에 몰두하게 된 올가와 마샤 그리고 안드레이1)의 이야기를 아니 아무도 명명할 수 없는 어떠한 미지의 세계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디디와 고고2)의 이야기를 아니 철학과 달나라를 믿으며 세상을 살아가는 자코미누스의 이야기를 아니
그래, 아무도 모르게 저 가장자리 끝에서부터
서로 발을 맞추어 춤을 추던
우리의 이야기를 기억하니
1) 안톱 체호프의 <세 자매>에 등장하는 인물.
2) 사무엘 베게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의 인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