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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창인J Mar 31. 2024

블랙홀

 언니, 부모님이 돌아오지 않던 긴긴 밤이 무서워 천장에 붙여놓았던 야광별들을 기억해 이제는 빛이 바래 서서히 떨어져 내리던 별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블랙홀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눈을 감았다 뜨면 사라져 있는 별의 개수를 헤아려보며 가끔 생각하곤 했어 어쩌면 우리는 벌써 완벽하게 빛을 잃어버린 그 천체 안에서 살아갔던 건 아닐까 숨을 쉬었던 건 아닐까     


찢긴 야광별을 바라보며     


 우리가 견뎌내야 했던 긴긴 밤이 무서워 자는 시늉을 하며 몰래 숨어 울던 나를 기억해 애써 이불을 뒤집어쓰던 점점 커져가던 눈물 자국 그 축축한 어둠에 대해 모르는 척 죽고 싶다 생각하며눈을 감았다 뜨길 반복하곤 초점을 잃은 별들을 헤아려 보며 가끔 생각했어 어쩌면 우리는 점점 더 커져 완벽해진 그 어두운 구멍 속에 갇혀버린 건 아닐까 우리는 이미 한 번 죽었던 아닐까     


찢긴 아광별을 버리며

     

우리는 빛을 버린 천체에서

기꺼이 살아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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